아직 혀 끝에 겨울의 끝맛이 시리게 남아있는 지금 초연당에 180년된 소나무가 이사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무는 다른 식물들과는 달라서 어느정도 그늘을 넓힐만치 자라는데는 꽤나 오랜 시간 곁을 지켜주어야한다. 그래서일까 나무를 심는 사람들에게선 어떠한 여유가 뭍어나는 것만 같다. 혼자 보고 즐길 생각으로 나무를 심지 않는다. 나무가 잘 자라서 그세월이 나를 지나치고서, 다른 시간의 누군가에게도 쉬원한 그늘이 되어주고 편안한 풍경이 되어줄거란 믿음의 마음일 것이다. 초연당에온 이 소나무를 처음심던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180년전의 그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그 모든세월을 자신의 몸에 한줄한줄 세겼을 소나무를 다시한번 본다. 겨울의 소나무. 하면 난 바로떠오르는 그림이한점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