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년 기온보다 웃도는 기온으로 무척이나 포근합니다. 날씨 덕일까요? 남쪽지역은 그야말로 꽃천지입니다. 여기저기 새봄 개화소식이 반갑습니다. 섣달에 피는 납매를 기점으로 얼마 전 황금의 복수초와 고슬고슬한 풍년화가 개화를 했고 곧 개나리가 지천을 노랗게 물들이겠지요.
오늘 노오란 꽃나무 개화 소식 하나 더 전할게요.
독한 삼동울 잘 이겨내고 삼지닥나무 겨울눈에서 노란 꽃송이들이 팡팡 터졌습니다. 꽃다발처럼 옹기종기 앙증맞게도 모여 정말 귀엽습니다.
삼지닥나무는 닥나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피를 이용해 종이를 만드는 나무이지요. 그런데 아시나요? 닥나무와 쓰임새도 같고 이름도 비슷한데 계통이 전혀 다른 식물이란 사실을 말이지요.
닥나무는 뽕나무과(科)
삼지닥나무는 팥꽃나무과 (科)
삼지닥나무는 닥나무와 이름도 쓰임새도 비슷하지만 집안이 꽤 먼 식물입니다. 삼지닥나무는 서향나무 쪽 식물로 팥꽃나무과로 꽃의 향기가 매우 진합니다. 그래서 천리향이라 불립니다. 삼지닥나무 꽃은 눈으로도 예쁘지만 향기마저 천리까지 진동하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네요.
닥나무는 뽕나무과 식물로 꽃이 암술 수술 따로 피는 특징이 있습니다. 암술 수술 꽃 모양도 다르고 예쁜 꽃 모양은 더더욱 아닙니다.
삼지닥나무는 겨울 내내 아래를 향해 겨울꽃(꽃자루)을 달고 모진 겨울을 이겨냅니다. 겨울철 잎이 떨어지고 새봄이 시작되면 세 갈래의 가기 끝에 솜털 가득한 몽골몽골 작은 탁구공크기의 겨울눈에서 노란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합니다. 40~50개의 작은 꽃들이 뭉텅이로 모여 꽃송이를 이루며 피지요.
닥나무와 달리 삼지닥나무는 독특한 가지 모양도 일품이고 샛노란 꽃과 향이 진해 정원수로 인기가 좋으며 고급 종이를 만드는데 쓰이는 귀한 나무랍니다. 삼지닥나무로 종이를 만들었다는 기록은 찾기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에도시대부터 삼지닥나무 수피로 종이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일본지폐에도 섞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키가 작아 딱 내 눈높이에 피는 앙증맞은 삼지닥나무 꽃구경 오세요~
삼지닥나무 꽃말처럼 향기로운 향으로 '당신을 맞이할게요'
2022.03.24 - [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 고급한지 원료 삼지닥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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