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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전통 체험 & 문화행사

선조들의 생활 회화 민화

초연당웹지기 2023. 8. 29. 20:39
황매실원액

 

요즘 웹툰이 대세입니다. 고교시절 수업시간에 몰래 교과서 안에 숨겨 놓고 순정만화를 읽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그 시절은 종이 만화책이 대세였지요. 휴대용 전자제품이 보편화되면서 요즘은 디지털화된 콘텐츠들이 대세입니다.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접속 만으로 감상하고 이용할 수 있다니 구세대들에게는 그야말로 상상 속 신세계나 다름없습니다.

'일월동하군봉도' 달을 끼고 하늘을 나란히 유유자적 날고 있는 봉황을 그려 장수와 평온하고 여유있는 생활을 나타내다.

 

그럼 옛날은 어떠했을까요?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예술과 창작도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명의 발달과 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인류 문명의 진화에 따른 예술의 세계 역시 다양한 표현 형태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어땠을까요? 우리 선조들은 매우 독창적이고 뛰어난 우리 민족만의 생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시대의 생활을 자유자재로 표현한 독창적인 회화를 즐겼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그림 속에 소망과 기원을 상징적으로 담았습니다. 이런 회화를 민화라고 부릅니다.

생활소품에 활용된 작호도

 

우리나라 민화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젊은 민화작가들의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현대민화가 양이나 질적으로 성장하면서 한국 현대회화의 중요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민화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에는 한류열풍도 한 몫 했겠지만 '이상하고 아름다운 상상화'의 독특한 매력 때문일지 모릅니다. 민화만의 단순화된 형태와 여러 가지 소재의 파격적인 구성, 자유로우면서도 투박하며 위트 있고 어눌한 표현법은  기존 전통회화의 틀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조형성과 다채로운 채색과 익살스러운 화풍 등 흥미로운 장식적 요소가 다분하여 현대적 감각에 부응하는 측면에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 Koreanet 채널 '한국의 실용화 민화' / 화조도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민화인데 사실 민화에 대한 정의 조차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삶의 의식이 고스란히 담긴 우리 삶에서 가장 친밀한 그림 민화의 정의를 차분히 알아보려 합니다.

 

 

민화(民畵)란?

민화란 '한 민족이나 개인이 전통적으로 이이온 생활 습속에 따라 제작한 대중적인 실용화'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민화는 일반적으로 민속에 얽힌 관습적인 그림이나 오랜 역사를 통하여 사회의 요구에 따라 같은 주제를 되풀이하여 그린 생활화를 말합니다. 비전문적인 서민 화가 나 일반 대중들의 치졸한 작품 등을 일컫는 말로 쓰입니다. 

출처 - Koreanet 채널 '한국의 실용화 민화' / 책가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민화를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민화는 한 민족이나 개인이 전통적으로 이어온 생활 습속에 따라 제작한 대중적인 실용화이다. 일반적으로 민속에 얽힌 관습적인 그림이나 오랜 역사를 통하여 사회의 요구에 따라 같은 주제를 되풀이하여 그린 생활화를 말한다. 대체로 비전문가의 작품이지만 직업화가가 그린 것도 있다. 무속·도교·불교·유교 등 종교 관련 그림이나 장식용 그림이 많다. 민화에는 순수함·소박함·단순함·솔직함·직접성·무명성·대중성·동일 주제의 반복과 실용성·비창조성·생활 습속과의 연계성 등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민화> 내용 요약

18세기 이전에는 그림을 소유하고 감상하고 소장하는 것은 경제적 재력이 있고 교양과 안목 있는 사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이후로 넘어오면서 그림은 모든 계층이 공유하는 대중적인 민화가 유행하게 된 시기입니다.

조선말기 신분제가 와해되어 비 지배계층인 비 양반층의 경제적 위상이 부상됨에 따라 미술시장이 재편되고 확대되면서 민(民)의 개념이 시대적으로 대두되는 20세기 초에 대량으로 제작되었고 소비된 그림을 민화라고 일컫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무명 화가의 작품은 값이 저렴하여 양반이나 서민 불문하고 널리 소비될 수 있었던 그림이었습니다.

출처 - Koreanet 채널 '한국의 실용화 민화' / 정귀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18호) 작업 모습

민화 작가는 궁중 화원과 그들의 제자에서부터 화원은 되지 못하였지만 그림 재주가 있는 화공이나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그들은 대개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도화서 화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이런 화공들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한국 회화의 수요를 채웠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귀족, 문인, 승려, 무당, 그림에 재주 있는 사람, 시골 장터에서 동네를 돌며 그렸을 유랑 화가도 있었을 것입니다. 현대는 민화를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화가들이 그린 순박하고 유치한 작품부터 전문 화원의 세련된 작품, 궁중회화도 민화로 보고 있습니다.

왼쪽 서민의 가족사진 뒤쪽으로 백동자도 병풍이 쳐져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일월오봉도,  궁중회화는 서민의 민화에도 많은 영향주었다.

궁중장식화인 궁중회화는 궁궐 담을 넘어서 민간의 그림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민화의 원조는 궁중회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소박한 회화와 함께 궁중의 도화서 화풍의 생활화나 실용화 모두를 민화로 봅니다. 백성들이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기원이나 염원 소망, 신앙과 생활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품으로 그들의 마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 전통 사회의 산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민화, 현대의 민화

민화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의 미학자인 '야나기 무네요시'라는 사람입니다. 1959년 <민예>지에 ‘불가사의한 조선민화’라는 논문으로 조선 서민의 그림이라고 지목한 그림을 ‘민화’라고 부를 것을 제안하면서 부터입니다.  그의 민화론은 해방 후 1960년대 말부터 등장한 국내 민화수집가 및 민화학자들의 기본적인 연구 및 이론의 토대가 되어 민화라는 용어도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출처 - e-특별한 클래스<궁중장식화와 민화 중>/오른쪽 서민의 가정집 장식품으로 장생도가 걸려 있다

야나기는 민화는“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을 위하여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서 구입되는 그림”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민화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여러 학자들이 민화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하였습니다. 요즘 미술학계와 화단은 민화 명칭의 범주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명칭은 민(民)화인데 궁중회화의 경우가 혼란을 야기한다는 내용입니다. 민화의 정의와 어디까지를 민화로 볼 것인가. 범주에 따른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지 않을까 의견이 분분합니다.

오늘날의 입장에서 볼 때 야나기 무네요시는 서민의 그림인 민간그림을 주목하기는 했으나 민화의 범주를 애매모호하게 설정함으로써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야나기 무네요시에 이어 우리나라 민화 연구의 1세대를 이루는 조자용을 비롯한 선구자들은 민화는 물론 연대나 작가가 확실치 않은 궁중장식화, 기록화, 종교화 등의 채색그림을 모두 민화에 포함시킴으로써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러한 기조는 최근 미술사를 전공한 학자들이 미술사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민화 연구에 뛰어들면서 적어도 학문적으로는 상당 부분 극복된 것이 사실이다. 즉 현재 학문적으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른바 궁중장식화와 민화가 구분되어 논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민화의 정확한 정의와 범주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민화라는 용어로는 궁중장식화를 포함한,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채색그림을 다 지칭할 수 없으므로 ‘채색화’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채색화’에는 공필화인 어진에서 진채인 궁중장식화와 불화, 심지어 수묵화의 한 부분인 담채까지 다 포함될 수 있으므로 민화를 대체할만한 용어가 못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를 대신해 갖가지 현세의 복락을 염원하는 민화의 기능과 성격에 주목, ‘길상화’와 같은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제안이 있는가 하면, ‘길상’은 민화만의 성격이 아니라 궁중장식화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용어이므로 이 또한 적합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한마디로 야나기 무네요시가 처음 사용한 ‘민화’라는 용어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를 깔끔하게 대체할 만한 용어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정리 월간<민화>편집팀 -

밀도있고 치밀한 백동자도 왕실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

의견이 분분한 이유를 알것도 같네요.
‘민화’는 단지 조선시대 서민화가가 그린 소박한 그림만을 지칭하는 용어일까요? 아니면 민(民)의 범위를 확대해 지배층의 사대부가의 그림 일부까지를 수용하는 용어일까요? 오늘날 ‘민화’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어 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민화’라는 그림의 개념과 범주를 설정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힘든 문제임에 틀림없네요.

자녀의 출세, 높은 관직, 부부 장수를 염원하는 우리나라 곽분양행락도 민화

전문가들은 민화의 개념은 좀 더 넓은 범주에서 새롭게 정의될 필요성이 있음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민화를 단지 아마추어의 그림이라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지요. 또한 민화를 계승하고 있는 현대의 민화화단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의 민화 작가들은 민간의 그림이 아닌 최고급 궁궐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장생도, 일월오봉도, 요지연도, 궁모란도, 곽분양행락도 등 궁중장식화들로 이런 그림들을 민화라 부르며 그려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립기메동양예술박물관(프랑스)의 문자도 병풍 , 8가지 유교적 덕목이 적힌 민화 병풍

한편,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 민화는 다른 미술 장르와 달리 특정한 기법이나 소재에 정의됨이 없는 장르로 보는 견해입니다. 이 의견은 소재와 기법에 관계없이 누가 그리고 누가 생활에서 즐겼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의견입니다. 도화서 화원이 고급안료를 사용해 그려 궁궐에서 사용했다면 궁중장식화가 될 테고 아마추어 무명화가 값싼 안료를 사용해 소박한 그림을 그려 민가에서 사용되었다면 이것을 민화라 봅니다. 요즘이야 떠돌이 무명화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거니와 그러한 그림이 필요한 시대도 아닌 점에서 민화화단에서 통용되는 현대적 의미의 민화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현대의 시대적 이야기를 담은 '창작민화', 옛 민화를 초본으로 모사해낸 '재현민화' 등 다양한 민화용어에 대한 의견이 있습니다. 

채색이 화려한 책가도

지난 60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민화 한점 씩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안방에는 화조도나 백동자도를 병풍으로 펼쳐 놓고 가정생활의 순탄과 자손 번성을 기원했습니다. 어린아이들 방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이들 방에는 약리도나 효제문자도를 걸어 두어 아이들이 공부에 뜻을 둘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선비가 기거하는 사랑방에는 책가도로 꾸며 고상한 선비의 취미생활을, 할아버지 방에는 백수백복도를 펼쳐 장수를 기원했습니다. 새해 첫날에는 모든 문에 액막이 문배를 붙여 외부로부터 잡귀를 막고 한해 무탈을 기원하였습니다. 집안의 크고 작은 대소사에서도 그 의미에 맞는 그림을 병풍에 그려 놓고 장식하였습니다. 사극에서 보았던 혼례 장면이 떠오릅니다. 백자동도 병풍 앞에서 원앙 한쌍의 목각인형을 사이에 두고 혼례를 치르는 신랑신부 말이지요.
민화는 걸어두고 세워 두는 그림 외에도 도자기나 가구, 문방구 등의 생활품에도 그려 넣고 그 의미를 담았습니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까이 함께 했던 그림이 민화입니다.


2022년 다가올 미래의 변화를 위한 오늘의 민화전

 

전통 미술에 전혀 조예가 없는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민화에 대해 언급이 조심스럽습니다.  최근에는 문화센터에서 민화 강좌도 많이 하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보며 따라 그려 볼 수도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컬러브런치 강좌를 보며 민화의 아름다운 색감에 매료되어 버렸어요. 특히 새의 깃털 하나하나 매우 섬세하게 표현된 이 화조도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저도 화려하고 섬세한 화풍의 화조도를 배워보고 싶네요. 아래에 캡처 화면을 공유해 놓았습니다. 도서관에 들러 민화 관련 책을 찾아보니 의외로 관련 책이 많았습니다. 민화초본이 수록된 책도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독학으로도 민화를 배울 수 있겠네요. 
요즘은
박물관 전시도 자주 있어서 민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우리 것인 만큼 좀 더 관심을 갖고 가까이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출처 - 유튜브 민화강좌 컬러브런치 채널

 

갑자기 웬 민화 타령? 뜬금없잖아! 하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 ㅎㅎ
필자에게는 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있는 자녀가 있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더니 화실에서 물고기 그림을 미친 듯이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푸념을 늘여 놓네요. 수묵화를 제법 잘 그리는 아이인데 채색화로 그리는 물고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전화를 끊고 관련 정보를 서칭하고 찾아보았습니다. 민화 종류가 생각보다 많고 그 상징성에도 깊은 뜻이 있더군요. 물고기 그림도 여러 상징성을 가지고 있네요. 다산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요래 저래 나름대로 알아본 내용이 많습니다만 우선 민화의 명칭에 대한 학계에서 혼란이 있다고 하여 우리 그림인 만큼 우리가 더욱 잘 알아야 할 것 같아 이곳에 문제를 공유해 보았습니다.

출처 - 교보문고 / 민화 초본이 수록된 민화 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