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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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한국문화에서 소나무란

배솔 2024. 11. 17. 21:53
황매실원액

 


초연당에 100년 된 고령 소나무가 이사 왔다. 초연당 김관중 당주께서  '가수목'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당주의 말을 빌리자면 화순군 가수리에서 온 이 고령의 재래종 소나무는 초연당의 성벽을 지키기 위해 이사 온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대표 상록수는 솔잎 2가닥의 소나무이다. 한 겨울 차디찬 눈을 덮고도 시리지도 않는지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씩씩한 나무이다.

소나무는 우리에게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이다. 날 때는 솔가지로 금줄을 달아 외부인을 막아 주었고, 집으로 지어져 아늑한 삶의 공간을 주었으며 땔감으로 따뜻함을 주고, 삶이 다한 인간의 육신을 담은 관으로 자신을 내어 주는 나무이다.

100년 수령 소나무 '가수목'

이번 포스팅에는 우리나라의 대표나무 소나무에 대하여 얘기해 보고 싶다.

 

 

1.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나무, 소나무


한국사람들에게 소나무는 아주 친숙하다. 애국가 2절에 소나무가 등장하고, 학교 교목을 소나무로 정하는 경우도 많다. 산림청이 한국갤럽을 통해 한국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나무를 설문한 결과 46퍼센트가 소나무라고 답했다고 하니 소나무는 예로부터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국내에 자생하는 나무는 1,000여 종 정도 된다고 한다. 그중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100여 종이 되는데 소나무는 전체 산림면적의 41%를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고개를 들어 산과 마주할 때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소나무라고 할 수 있겠다.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 소나무와 더불어 살다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았다.

[왼쪽 사진출처 : 나무신문-산림조합중앙회목재유통센터 한옥자재 및 목구조 맞춤자재/ 오른쪽 ,사진출처: 오마이뉴스-뉴스사진-#장독]

소나무는 잘 썩지 않고, 구부러지되 쉽게 부러지지 않아 한옥에 안성맞춤이었다 보니, 소나무로 집을 많이 지었다. 옛날에는 소나무로 지어진 집에서  아이가 태어났고, 소나무 장작으로 데워진 온돌에서 산모는 몸조리를 했다. 새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금줄에는 소나무 가지가 끼워졌다. 아이가 자라면서 뒷동산의 솔숲은 놀이터가 되고, 땔감을 해오는 일터가 되기도 한다. 가구를 비롯한 여러 생활필수품에도 소나무는 빠지지 않았다. 선비로 행세를 하려면 송연묵으로 간 먹물에 붓을 묻혀 글공부를 해야 했고, 험한 세상살이가 끝나면 소나무로 만든 관속에 들어가 땅속에 묻힌다. 무덤에도 도래솔을 둘러 죽음 이후의 시간도 소나무와 함께한다.

2. 소나무의 선비 정신

김굉필(金宏弼)-筆者未詳群鶴瑞祥圖, 필자미상 군학서상도, 학과 상서로운 상징, 群鶴瑞祥, 군학서상- 조선시대 - 사진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사대부의 나라였던 조선시대에 소나무 사랑이 특별했던 것은 소나무가 상징하는 선비 정신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동양에서는 각 식물의 특유의 장점을 군자(君子) 즉, 덕(德)과 학식을 갖춘 사람에 비유하였다. 기존의 사군자로 유명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에 모란, 목련, 파초, 포도, 소나무를 함께
십 군자(十君子)라고 부르며 신성히여겼다.

추사 김정희/세한도(歲寒圖)/종이에 수묵/23cm*61.2cm/조선 1844년/국립중앙박물관/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소나무는 본래 높은 기개와 우아한 풍치를 지녔으며, 사철 변하지 않는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어 예로부터 군자의 덕이나 선비의 기상에 비유해 왔다.
또한 다른 나무들은 나무를 베었을 때 밑동에서 다시 싹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소나무는 한 번 베어버리면 다시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구차하게 살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이 되어왔다. 소나무를 '초목의 군자' '군자의 절개' '송국 같은 절개' '송백의 절개' 등으로 일컫는 표현은 한결같이 절개를 강조하고 있다. 옛 선비들은 소나무를 군자에 비유하고 집안이나 정자 주위에 심어 그 자태를 바라보며 소나무의 품성을 배우고자 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옛 그림에는 소나무가 늘 등장한다.

3. 민간에서 소나무는

 

책가도 - 소나무 분재가 그려져 있다. ,책가도 (20세기, 지본채색, 53x30.5cm, 가회민화박물관 소장)왼쪽 사진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소나무 문양 배겟모, 오른쪽 사진 출처: 소나무문(31170)-홈 > 문화지식 > 전통문양 형태별문양 - 문화포털


한편으로 민간에서 소나무는 벽사(辟邪)와 정화(淨化)의 도구였다. 그래서 제의(祭儀)에서는 금줄에 소나무 가지를 꿰어 잡귀와 부정을 차단하려 했고, 아이를 낳거나 장을 담글 때도 금줄에 숯과 고추, 종이 등과 함께 솔가지를 끼웠다. 정월대보름 전후해 소나무 가지를 문에 걸어둔 것도 부정을 쫓기 위함이었다.
소나무는 장수와 변하지 않는 지조 등의 상징이었던 만큼 민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일월오봉도는 물론이고, 책가도 등에도 소나무 분재나 화병 속 소나무 가지 등이 그려지곤 하였다. 이는 선비의 고고한 절개 등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경사스럽고 축하할 일이 많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생활도구에 나타나는 소나무무늬는 대부분이 장수의 상징물로 취해진 것들이 많다. 베개를 베고 자는 사람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독으로 그려지거나 학이나 사슴 등과 함께 등장하여 소나무·학문, 소나무·사슴문 형식을 갖춘 경우도 있고 때로는 바위와 함께 묘사되는 경우도 있다.

초연당에 이사 온 소나무를 보며 부정적인 기운을 정화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