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풀의 이름을 가진 나무, 인동초
인동 '초( 草 )' 라는 이름을 보고 '풀이겠지' 생각했는데, 사실 인동초는 나무라고 한다.《산림경제》에 보면 “이 풀은 등나무처럼 덩굴져 나고, 고목을 감고 올라간다. 또 추운 겨울에도 죽지 않기 때문에 인동이라 한다.”라고 했다. 옛사람들은 흔히 풀로 알았고, 지금도 인동초(忍冬草)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나무이지만 풀의 이름을 가진 사연이 재미있다. 세상 모든 것에 진실을 붙이고, 정정할 필요는 없다. 가끔 이런 사례를 보게 될 때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딱딱하기도 하지만 말랑말랑한 부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동초는 조금 억울할 지도 모른다ㅎ)
2. 겨울을 인내한다, 인동초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인동(忍冬)은 ‘험한 세상을 참고 이겨낸다.’라는 한자 명칭에서 그 의미를 찾고 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지방에서는 겨울에도 거의 잎을 달고 있고, 추운 북쪽 지방으로 올라가도 반상록( ; 가을에 잎이 누렇게 단풍이 들었다가 잎이 떨어지지 아니하고 이듬해 봄에 다시 푸르러지는 것 ) 상태로 겨울을 넘긴다. 그만큼 어려운 환경이 닥쳐도 잘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식물이다. 그래서일까 인동덩굴의 옛 이름은 겨우살이넌출이다. 겨울을 살아서 넘어가는 덩굴이란 뜻이다.
3. 하얀 꽃과 노란 꽃을 동시에 피우는 나무, 금은화(인동초)
인동덩굴의 꽃은 두 번 피는데 그 시기가 서로 다르다. 한 나무에 갓 피기 시작하는 흰 꽃과 져가는 노란 꽃이 한데 섞여있다. 하얀 꽃과 노란 꽃이 함께 있다고 하여 금은화라는 별칭도 얻었다.
4. 당초문
당초문(唐草紋)은 덩굴이 비꼬여 뻗어 나가는 모양을 무늬로 형상화한 문양을 말한다. 이 당초문의 본보기 식물이 바로 인동덩굴이다. 옛 건축물은 물론 벽화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예부터 무늬 본보기로 널리 쓰였다. 겨울을 견딘다는 특성과,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덩굴의 모양 때문에 장수의 상징으로 쓰였다.
인동초를 그려보았다. 인동초처럼 각자의 겨울을 잘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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