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가장 한국적인것이 세계적인 것! 우리것은 소중합니다. 아름답고 우수한 전통한옥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입니다.

지친 현대인의 휠링 장소 전통한옥생활체험 초연당! 자세히보기

초연당/숙박&부대시설 이모저모

초연당 그림일기- (초연당기행문)

배솔 2024. 4. 27. 15:01
황매실원액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들이 다 모여 초연당에 여행을 오게 되었다. 이번 모임은 근 2년간 대학입시를 하느라만나지 못한 가족들과의 만남이라서 더 기다리고 기대해왔다!

아침에 출발해서 초연당에 도착해보니 점심즈음이였다. 우리가 도착하자 기다렸다는듯 다함께 두릅을 따러 출발했다.

이모들과 사촌들과도 오랜만에 만나는거라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어제만난 것처럼 격이없이 편해서 신기했다. 역시 가족이란 관계는 뭔가 특별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두릅따기

어느새 두릅이 보이는 산에 도착했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논두렁으로는 못가고 그늘이있는 산으로 갔다. 내가 사는 경기도는 아직 날이 쌀쌀하고 봄같지가 않은데 여기는 벌서 여름이 왔나보다. 첫순은 이미 상품으로 채취되었고 우리는 옆순을 땄다. 가지에 가시가 많아서 조심했는데도 나중에 가시가 박혀서 고생해야했다...

두릅은 작은 새순을 먹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많이 자란 순들도 꺽으라고 하셔서 이렇게 가시도 있고 억센 것을 어떻게 먹는다는거야..? 하는 생각에 의아했다. 어떻게 요리될지 정말 궁금했다.

초연당으로 돌아와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상에는 두릅도 있었다. 초장맛을 안좋아해서 그냥 두릅만 먹었는데

나는 호박잎맛이 난다고 느꼈다.(다들 의아해하셨지만;;.) 많이 자라 가시가 있던 순들이 생각보다 연하고 부드러워서 놀랐다. 그리고 역시 노동후의 밥은 맛있었다. 식사후엔 후식으로 냉동홍시까지 있어서 정말 기승전결 완벽했던 식사였다. 딱딱하게 얼은 홍시가 아니라 숟가락으로 사르륵 떠지는 샤베트같은 홍시였다. 4월에 홍시를 먹을 수 있다니!

식사후 초연당 정원을 걸으면서 지금껏 사진으로만 보고 글을 썼던 많은 꽃들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다.  노란 새우란과,  자주빛 풍년화들, 복숭아꽃, 철쭉, 삼지 닥나무.....모두가 화사한 봄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만나게 되니 그 기분이 또 남달랐다. 

쑥캐기

내가 정원을 돌아보느라 여념이 없는 사이 부모님께선 쑥을 캐러 다녀오셨다. 도시에서는 맡아보기 어려움 흙내음, 식물의 향기가 왠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 같다. 부모님의 쑥은 곧 쑥 부침개로 변신해 나타났다. 

아침에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가.. 지쳐서 앉아있는데 이모들이 날 가만히 두지 않으셨다. 결국 내가 앉은 자리는 파를 손질하는 작업장으로 변해있었다.... 파가 어찌나많은지... 큰이모 작은이모 두 외숙모들...나까지 다섯이서 하는데도 끝이 보이질 않았다. 그와중에 방금도착해서 힘이 넘치는 사촌언니들은 재첩재첩을 잡으로가자고 한다.

결국 나는 남기로하고 아버지와 큰이모부, 사촌언니들이 함께 재첩을 잡으러 떠났다. 바로 근처에 섬진강이 있어서 금방이라고한다.

쑥을 캐고 돌아오신 어머니까지 합류했고, 처음엔 밍기적 거리면서 했는데 하다보니 또 재미 붙여서 눈을 훌쩍거리며 열심히 파를 손질했다. 한참을 파뿌리에 열중하다가 파 때문에 이렇게 눈이 따가운가? 하며 잠시 쉬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저 멀리로 새까맣게 연기가 올라오는것이였다! 

처음엔 시골이니까 뭔가 태우나보다고 생각했지만 곧 나무사이로 새빨간 불이 보였고 이건 진짜 불이난것같은데?하는 생각에 재빨리 신고를했다. 신고한지 거의 5분이 지났는데 소방차도 안보이고...불은 점점 세지는것 같았다. 아까보다 연기도 많이나고.. 도시에선 신고하고 조금만있면 바로 어디선가 사이렌소리가 들리는데 여긴 소방서가 1km멀리 떨어져있는데다. 산이라서 진입도 힘든듯했다. 

그뒤로 소방차가 다섯대나 오고 헬기까지 와서 물을 뿌렸다. 헬기가 물을 뿌리는건 살면서 처음봐서 신기하게 봤던것 같다. 한참 강건너 불구경을 하고있는데

재첩을 잡으러갔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들어보니 아버지도 건너에 불이난걸 보고 신고하셨다고한다. 아빠와 딸이 같이 신고하다니(ㅋㅋ) 조금 웃기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흥미진진하게 불구경을하고있는데 외삼촌께서 부르셨다...안가려고 했는데 "초연당 블로거, 여기 소재있는데 안찍을거야?" 하셔서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난 프로니까...)

따라가보니 재첩씼는 방법을 보여주신다고한다. 조개 씼는게 뭐 특별할게 있을까했는데,  와.. 난 이렇게 손이 많이 갈 줄 몰랐다. 아주 여러번 씼는데다가 진짜 신기했던건 외삼촌께서 죽은조개를 귀신같이 골라내는것이다..! 죽은조개를 건져서 돌에 던지는데 던지는 족족 진짜 다 속이 빈 조개들이였다. 어떻게 찾는건지 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니 껍데기가 검게 변색된 재첩을 찾으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나와 엄마도 함께 찾아봤는데.... 멀정히 살아있는 조개들만 괴롭힌 격이였다...

깨끗이 씼은 조개는 그날 저녁 재첩국이되어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난 조개를 안좋아해서...먹지는 않았지만 온가족이 모두 맛있게 먹었다.

사실 초연당 정원음악회 글을 올리면서 초연당의 야경을 꼭 보고싶었다. 그래서 다음날 어머니께서 직장에 가셔야하는데도 조금 늦게까지 있기로 계획했었다.. 그런데 그날은 조명이 안켜져있어서.. 기대했던 야경은 보지 못했다.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밤이되며 선선해진 바람으로 쉬원한 공기를 만낏하며 초연당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돌이켜 써보니 하루도 안되는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했다. 대학생이되고 학교를 안가는 주말이면 느지막히 일어나서 휴대폰보다가.... 거의 해가 저물곤했는데,이렇게 여행을 가면 이런저런 구경도하고 체험도하니 하루를 조금더 밀도 있게 보내게되는 것같아서 좋다! 밀도라는 말의 뜻이 일정한 공간내에 얼마나 물질이 조밀한지의 정도라는데

하루라는 공간에 많은 걸 채운것 같아 뿌듯하고 만족스런 여행이였다.

다음엔 1박 2일이나 2박 3일정도로 좀 길게 잡고 가서 섬진강도가고 한옥집도 크로키하고 싶다. 다음에 또 초연당에 발걸음할 날을 기다려보기로한다!

2024.4.13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