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갑니다.
우리 초연당에 시절을 증명하듯 구절초가 한창입니다.
모과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모과도 노랗게 익어 갑니다.
어둑해지는 하늘 아래 주렁주렁 달린 노란 모과가 마치 황금덩이가 매달려 있듯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저 모과 열매들이 모두 황금덩어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ㅎㅎ
검은 하늘과 대비되어 유난히 더 노랗게 잘 익어 보입니다. 모과는 아닌 말로 정말 우리 건강에 좋은 황금 과일입니다.
특히 이런 기온이 뚝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따뜻한 모과차 한잔으로 감기를 예방하고 기관지염에도 좋습니다.
모과는 과일은 맞지만 다른 과일에 비해 수분이 적고 과육이 거칠고 딱딱하답니다. 맛은 시큼하고 떫어서 그냥 생으로 섭취하기엔 정말 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모과차나 모과주, 모과청을 해 먹습니다.
모과를 손질할 때 반드시 씨앗을 제거하고 과육만 드세요. 씨앗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는데 다량 섭취하게 되면 사망할 수도 있을 만큼 매우 독성이 강하므로 주위가 필요합니다. 고온에서 끓이면 아미그달린이 제거된다고는 하지만 씨앗은 섭취하지 않은 것이 더 안전하겠지요.
모과는 과육이 매우 딱딱하므로 손질할 때 칼에 손이 베이지 않도록 주위하세요~! 해년마다 모과차를 담아 먹었는데 그때마다 칼질에 손목도 아프고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었습니다. 올 해만 담아 먹고 내년에는 그냥 사 먹어야지 다짐하지만 막상 잘 익은 모과가 눈에 보이면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ㅎㅎ
모과는 향기가 참 좋습니다. 못생겼지만 향기가 좋아 차 안에 두면 은은한 향이 기분을 참 좋게합니다. 이 모과의 향은 테르펜이라고 하여 침엽수에서 방출하는 피톤치드 성분 중의 하나입니다. 이 테르펜은 모과의 껍질의 미끈거리는 정유 성분으로 은은한 향기를 만들어 냅니다. 상쾌한 향기는 우리의 심신을 편하게 치유하지요. 편백, 측백, 화백, 삼나무, 소나무 등에서 나는 피톤치드 성분과 같은 삼림욕 약리 효과를 가집니다. 이 테르펜 성분은 면역력 증진뿐 아니라 폐렴균에도 뛰어난 항균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타민C가 풍부하여 피로회복, 항산화에 매우 효과적이며, 근육 이완에도 효능이 뛰어나 근육 경련에 좋고 심신을 편하게 합니다. 특히 따뜻한 모과차 한잔은 기침과 목의 통증을 완화해 주는 감기 보약입니다. 궁합이 잘 맞는 생강과 함께 마시면 추운겨울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 감기예방에도 더 없이 좋습니다.
모과는 덜 익을 수록 떫고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차를 담가도 맛이 없게 됩니다. 잘 익은 모과를 잘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색이 살짝 붉은 노란색에 향이 진하고 울퉁불퉁한 것보다 미끈한 것이 좋은 모과입니다.
황금 들판은 며칠만에 벼 베기가 끝나 짙은 여운을 남깁니다.
섬진강의 갈대도 이미 제 색이 바래 삼동이 오고 있음을 알립니다.
이렇게 시간은 기다림 없이 빠름도 없이 재깍재깍 제 속도를 맞추네요.
전라북도 민간정원 제9호 순창 초연당의 무르익어 가는 가을 풍경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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