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연당 뒤꼍에 나 홀로 자태를 뽐내고 있는 2인치짜리 아름다운 야생화를 소개하려 합니다.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너무너무 예쁩니다.
허리를 굽혀 이 작은 꽃을 들여다보면 숨이 헉! 하고 멎어 버릴 만큼 아름다움에 매료되 버립니다.
어쩌면 이리 작은 꽃이 요렇게 사람을 홀릴 수 있을까요?
수술 끝에 달린 주렁주렁 달고 있는 구술은 마치 여신의 왕관을 연상케 합니다.
물매화는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단언 최고로 사랑받는 꽃 중 하나입니다. 특히 사진작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꽃이라고 합니다.
물매화( Parnassia palustris)
물매화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몽고, 북아메리카, 유럽까지 고산지대 식물로 북방구의 온대, 아한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매화는 습기가 많은 산지의 숲이나 고산지대 경사진 곳에서 잘 자랍니다. 햇살을 좋아하는 식물로 양지바른 습지에서 잘 자랍니다. 햇살을 좋아하지만 고온은 싫어하므로 한여름의 뙤약볕은 피하는 것이 좋고, 노지 월동이 가능합니다. 여러 해 살이풀로 해년마다 8월~10월에 하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꽃 이름에 '매화'가 붙은 이유는 매화를 닮아서라기보다는 아름다운 꽃이라는 의미로 '매화'를 붙였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빼어난 아름다운 꽃에 '매화'라는 이름을 붙이곤 하잖아요. 땅에 피는 매화라는 의미로도 통합니다.
아름다움의 절정에 있는 이 꽃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물매화는 보통은 연노랑색 꽃밥을 달고 있지만 드물게는 붉은 무늬 수술이 피는데 가이 경이롭습니다. 이런 붉은 수술은 마치 붉은 립스틱을 바른 여인의 입술을 닮았다 하여 '립스틱물매화', '연지물매화'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수술 가장자리 녹색 부분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헛수술로 끝에 물방울을 달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모습입니다. 이 화려한 가짜 꿀샘으로 나비, 벌, 곤충들을 유혹하는 사기꾼 같은 꽃이지만 청초하고 가녀린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네요.
물매화 꽃의 구조를 살펴보니 꽃잎 5장, 수술 5개, 암술 5개, 꽃술 가장자리 주위로 특이한 형태의 왕관모양 헛수술 5개가 있습니다. 수술은 씨방에 기대어 있다가 하나씩 밖으로 펴지면서 꽃밥을 펼쳐서 꽃가루 받이를 준비합니다. 헛수술은 가짜 수술로 각각 12~22개로 갈라져 끝부분에 물방울이 맺힌 것처럼 가짜 꿀샘을 달고 있습니다. 이 가짜 꿀샘이 물매화를 더욱 아름답게 치장시켜 줍니다. 이슬이 맺혀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는 듯이 말이지요.
우리 초연당 뒤꼍에 청초하게 피어 있는 물매화는 평창이나 단양 물매화 자생지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옹기종기 피어 오고 가는 이 없는 조용한 뒤안길을 조용히 밝혀 줍니다. 오늘 물매화의 아름다움에 이렇게 무릎 끓어 넋을 잃고 고운 자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2022.10.07 - [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 가을 야생화의 여왕 물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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