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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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입동이 지난 늦가을 안개 낀 아침 한옥 초연당 풍경

초연당웹지기 2022. 11. 15. 20:10
황매실원액

 

어느덧 11월 중순입니다.

입동은 지났고 소설은 아직 전이네요. 은행잎이 정말 샛노랗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풍경이 마치 노랑나비 수백 마리가 비행하는 듯합니다. 여기저기 떨어져 쌓여 있는 낙엽을 쓰는 싸리빗자루 소리가 가을의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오늘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안개낀 늦은 가을 아침 풍경

 

 

입동

입동은 24절기의 19번째 절기로 음력으로 10월에 속합니다.
입동은 특별하게 절일로 여기지는 않지만 우리 민족 겨울 생활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습니다.
양력으로는 11월 7일 또는 8일에 해당됩니다. 2022년 올해의 입동은 11월 7일입니다. 상강과 소설 사이에 들며 겨울의 계절을 알리는 첫 번째 절기입니다. 태양의 황경이 225º 일 때 이날부터 겨울(冬)에 들어선다(立)고 하여 '입동'이라고 부릅니다. 입동은 농경사회에서 겨울 채비를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옛날에는 입동 15일 동안을 5일씩 묶어 3후(候)로 나누어 초후에는 물이 얼고, 중후에는 땅이 처음으로 얼어 붙고, 말후에는 꿩이 자취를 감추어 드물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가을까지 초목이 가졌던 습도와 온화함이 사라지고 건조하며 메마른 계절이 온 것이지요. 이 시기를 환절기라고 부르는데 이때에는 대기가 건조하여 피부에 보습이 필요하고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을은 완전히 가지 않았고 겨울은 오고 있는 중이라 건강 유의하세요.

월동하는 동물들은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무성하게 자라던 풀이나 나무들은 그 성장을 멈추고 잎을 떼어냅니다. 수분의 증발을 억제하면서 또한 광합성을 못하니 에너지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내년까지 추위에 견딜 태세이지요.

가지만 남은 나무와 새둥지 왼쪽은 노을진 저녁, 오른쪽 안개낀 아침풍경

 

농가에서는 입동 즈음이 가장 한가한 시간이 되는 시기일 거예요. 들녘 곡식들은 추수가 끝나 광이나 방안에 모셔집니다. 밭에 배추와 무 등도 뽑아두고 담장 위로 대롱대롱 매달린 감들도 더 추위가 찾아오기 전에 따둡니다. 감나무 꼭대기에 유난히 붉은 감홍시가 매달려 있는 풍경이 참 여유롭습니다. 이는 일부러 남겨 놓은 것으로 우리는 흔히 까치밥이라 부르는데 자연과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우리 선조들의 순박한 마음입니다.

안개가 자욱한 하늘

 

 

입동 풍습

옛사람들은 입동 즈음에 고사를 많이 지냈다고 합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풍속이지만, 노인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고 작은 선물도 했다고 합니다. 

김장과 메주

입동에는 낙엽이 떨어지고 쌓인 낙엽 위로 하얀 서리가 내려앉지요. 찬바람이 불어 옷깃을 여미게 되고 겨울옷을 장만하거나 옷장 정리를 하게 됩니다. 또한 제철에 나는 음식을 만 날 수 없으니 겨울 동안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입동을 전후로 김장을 하며 월동준비를 합니다. 입동 때를 놓치면 좋은 품질의 채소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남부지역은 좀 늦게 김장을 담기도 하지만 대개는 이 시기를 전후로 담는 것을 선호합니다. 입동이 지난 지가 오래되면 채소가 얼거나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지기 때문이며 김치의 상큼한 맛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잘 만들어져 나오고 있어 일부러 12월 늦은 김장을 하는 집들도 종종 있습니다.

배추는 -8℃ 이하가 되면 동해를 입지만, 상대적으로 무는 0℃에서 서리의 피해를 입기 때문에 무는 빨리 뽑아서 구덩이를 파고 묻어 두었다 사용하기도 합니다. 배추는 알이 꽉 차도록 볏짚으로 묶어주면 속이 꽉 찬 배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무청 시래기와 배추 우거지를 엮고 땅을 파 무를 저장하거나 동치미를 담습니다.

입동 시기에 메주 메달기

 

김장과 더불어 우리 음식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 그 장의 메인이 되는 메주를 쑤는 일이 남았습니다. 우리 민족 식문화에서는 매우 귀중한 풍습 중 하나가 장 담기겠지요. 그 해에 수확한 콩을 삶아 메주를 쑤고 볏짚으로 메주를 메달아 볏짚 균이 메주를 잘 발효하도록 합니다. 메주 발효가 잘 되어 좋은 곰팡이균들이 잘 펴야 간장과 된장 고추장이 맛있겠지요?
좋은 날을 골라 메주도 쑤어야 하니 입동 이 시기에는 우리 어머니들의 일손이 정말 바빴겠네요.

 

고사떡 팥시루떡

 

입동 고사

 고사는 보통 음력 10월 10일~30일 사이에 날을 받아서 지냈는데,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해서 곡물을 저장하는 곳간이나 마루와 외양간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고사 상을 토광(흙바닥 광), 터줏단지(터주신 쌀단지), 씨나락섬(벼의 종자 볏섬) 앞에 놓고 가신에게 고사를 지내고 난 후 음식은 이웃들과 나눠 먹기도 하고, 한 해 동안 농사에 수고한 소의 노고를 치하하며 소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집안의 안녕을 위해 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다른 집들도 고사를 지내기 때문에 집집마다 떡을 교환하여 먹는 정겨운 우리 민족의 소박한 민간 의례이기 했습니다.

안개낀 늦은 가을 아침 풍경

 

양로 잔치

옛날에는 겨울철인 입동, 동지, 제석날에 양로잔치를 많이 실시했다고 합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작은 선물과 마음으로 대접하는 음식을 치계미(稚鷄米)라고 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선물을 드리는 풍속입니다. 

'치계미' 는,
원래 뜻은 꿩, 닭, 쌀
사또 밥상에 오른 찬값이라는 뇌물

입동 때에는 기력이 떨어지기 쉬운
어르신들을 모시어 사또 밥상 대접하듯
음식으로 대접하였다

 

마을 경로잔치에는 도랑탕이라는 추어탕을 끓여 어르신들을 대접을 하였다고 합니다. 동면에 들기 위해 영양분을 흠뻑 섭취한 통통한 미꾸라지를 이용해 끓인 가을철 추어탕은 노인들의 보양탕이 되었답니다. 추운 겨울 감기에 걸리지 말고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효심의 표현이었을 거예요. 경로잔치 때에 주로 내복이나 겨울옷 등 추운 겨울 몸을 보하는 것들을 주로 선물했다고 합니다.
가난한 시절 옛사람들은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만은 부자였네요.  지금은 이런 경로잔치를 거의 볼 수 없으니 씁쓸한 현실입니다.

안개낀 늦가을 아침 풍경

 

지역별 입동보기

입동을 즈음해서 점을 치는 풍속이 있는데

경남 밀양과 남부 도서지방에서는 입동 때에 갈가마귀가 날아 오는데, 이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풍년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충청도에서는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춘 때에는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면 보리 풍년이 들고, 입동 때에는 보리 잎을 보고 점을 칩니다.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세 개가 나 있으면 그 해 보리 풍년이 든다고 믿었답니다.

제주에서는 입동날이 추우면 그 해 겨울이 춥고 바람이 심하게 불거라 여겼으며, 전라도에서도 입동 날씨로 점을 쳤다고 합니다. 

가을의 정취 산국

 

이 밖에 겨우살이 준비를 하는데 요즘 현대와는 달리 옛 그 시절에는 겨울 동안 땔 나무를 해야 하며, 먹을 식량을 비축하는 일이 최우선이었습니다. 가을 내내 장작을 준비하여 쌓아 두고 나무의 생가지나 잎사귀 등을 긁어 모아 땔감으로 준비를 해 둡니다. 점점 시대가 변해 가면서 장작이나 나무 땔감이 연탄으로 바뀌고 석유, 가스로 바뀌었지만 없는 시절에는 장작이 매우 중요한 땔감이었다고 합니다. 농가에서는 계절의 절기가 무척 중요했어요. 특히 입동 시기에는 겨우살이를 위해 저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거예요.

 

YTN 재미있는 역사이야기 '입동' 영상을 공유해 봅니다. 영상으로 재밌게 입동에 대하여 알아 보기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