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당 야생화 이야기 -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화? 루브룸로로페탈룸

 

어제 가을비가 내리고 난 이후부터 가을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이제 재킷이 필요해지는 시기입니다.
내일, 내일하며 자꾸 미루었던 옷장 정리를 더 이상 미릴 수 없을 듯합니다.
오늘은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긴팔소매 옷과 재킷을 꺼내 입어야겠어요.

오랜만에 햇빛이 청합니다. 하늘색이 가을색으로 더 짙어진 것 같습니다.

비가 다녀 간 자리에는 가을의 색을 입은 마른 낙엽이 구르며 찾아들어옵니다.
들판은 이삭들이 익어 가는 향기로 가득합니다.
지금 들녘에는 추수가 한창이네요.
눈부시게 푸른 하늘 아래 색색이 핀 코스모스가 무척 곱습니다. 스치는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코스모스가 참으로 예쁩니다.
마을 입구에 길 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며 걷노라면 마음이 더없이 설렙니다.

 

붉은상록풍년화(?) '루브룸로로페탈룸'

- 꽃말 : 정성, 사랑

 

▲ 루브룸로로페탈룸

 

가을이 점점 더 가을 다워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초연당에 가을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화 꽃이 피었습니다.
모든 게 다 시절이 있다고 했는데,
그 모든게 자연이겠지요.
스스로 그리하게 되는 것
흐르면 흐르는 데로
지나온 삶과 살아갈 삶도
그리되라라 생각해 봅니다.

- 이은호-

 

초연당 문화지킴이 이은호 팀장님께서 자작 시와 사진 몇 컷을 보내 주셨어요.
풍년을 기원하는 풍년화라고 생각했는데.....
음... 저 같은 아마추어는 좀 혼동이 생깁니다.
일단 여기저기 검색해 보고 알아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붉은풍년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풍년화는 꽃의 모양이 마치 밥풀을 닮아 이 꽃이 풍성하게 열리면 그 해 농사도 풍년이 될 거라 기원하며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초연당에 피어 있는 위 사진의 꽃을 붉은상록풍년화라고 불러야 할까요?
꽃을 보고 있지만 올바른 제 이름으로 불러줄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일단 가장 유력한 이름 루브룸로로페탈룸, 중국명은 홍화계목, 일반명은 영어로 'Chinese Fringe Flower'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정확하다고 장담은 못하지만요. ㅜㅜ

루브룸로로페탈룸은 보라색 검붉은 잎으로 멀리서 보면 나무 전체가 검붉은 색으로 보입니다. 꽃은 붉은 실처럼 보여 정말 예쁘네요.
물 배수가 잘되고 약간 모래, 산성 통양을 좋아합니다. 이 식물은 가지가 잘 자라므로 해가 바뀌면 가지치기가 필요합니다. 곤충이나 질병에 강하여 특별하게 신경 쓸 정도는 없으나 진딧물 관리는 필요하겠지요. 루브룸로로페탈룸은 추위에 강해 노지 월동이 가능한 식물로 재배가 쉽고 번식은 꺾꽂이나 11월에 씨를 받았다 이듬해 봄에 싹을 내어 키워내기도 합니다.

 

▲ 풍년화와 달리 가을에 핀다

 

로로페탈룸속은 학명으로 loropetalum으로 쓰고 그리스어 loron(줄)과 petalon(꽃잎)의 합성어로 긴 줄 모양의 꽃잎 모양을 뜻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딱 3종만 분포하는 식물로 모두 중국이 원산지라고 합니다. 로로페탈룸이라는 어려운 이름을 붙여 놓으니 일반인들이 쉽게 부르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꽃 모양이 비슷해서 풍년화로 부르게 된 것은 아닐까요?

원래 로로페탈룸은 5m~10m까지 자라는 거대 목이고 꽃도 흰꽃이 일반적입니다. 이 나무에서 변종으로 나온 황화계목은 2m를 넘지 않습니다. 식물 판매상들이 바로 이 나무를 붉은풍년화라고 부르고 있답니다.
정식명은 루브룸로로페탈룸이며 학명은 'rubrum'은 붉은 꽃이라는 뜻의 'Loropetalum chinense f rubrum'으로 표기한 다고 해요.  

 

▲ 진짜 붉은풍년화 인테르메디아풍년화

 

로로페탈룸속 대부분은 상록과인 점에서 낙엽성인 풍년화와는 대조된다고 해요. 일본은 이른 3월에 잎보다 먼저 노란 꽃이 피는 상록 풍년화가 있습니다. 일본은 현명하게도 풍년화를 상록 풍년화라는 적절한 이름을 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풍년화는 초봄에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봄소식을 알리는 봄꽃이라고 합니다. 지금 초연당에 피고 있는 저 꽃은 가을에 이파리와 함께 꽃이 핍니다. 로로페탈룸은 꽃 모양은 풍년화와 닮았지만 개화시기가 다른 꽃입니다. 

풍년화라는 명칭으로 불러도 되는지 혼동이 많지만 꽃은 정말 어여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