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유난히 푸른 가을입니다. 좀 이례적인 소식이 있어 포스팅하려 해요. 초연당에 이사 온 두 그루의 나무가 있습니다. 백일홍과 배나무가 계절을 잊고 꽃을 피우고 싹을 틔었다는 소식입니다.
비틀도가 당주께서 멋진 시를 쓰고 화사한 배꽃 사진을 보내주셨어요. ^^
반갑다 배꽃!!
이사온지 4주만에
준수한 아그배나무에
철모르게 꽃이 달렸네
파란 가을 하늘에
순백 조그마한 꽃송이가
잘 어울린다
체험장에서 본채로 가는 모퉁이에
진기한 볼거리다
이사오면서 뿌리에 부담을 줄인다고
시든 잎을 떨어내고
가지 곳곳에 아기 손 마냥
여린 잎들을 틔워내더만
기어이 십여 송이
꽃을 달았네
아침저녁 서늘한 가을날에
열매 맺을 걱정보다
한낮에 햋살을
맘껏 즐길 일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며
고개 떨구는 들녘이며
시원히 스쳐가는 바람을
그저 즐길 일이다
글쓴이 - 이종동
배꽃하니 정원에 귀엽게 익어가고 있는 쪼꼬미 배가 있어 덤으로 콩배 사진을 올려봅니다. 우리는 똘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배는 배인데 아주아주 작은 배지요. 앙증맞은 모습이 너무도 귀엽지만 먹을 수는 있으나 맛은 보장 못합니다.
콩배나무는 열매가 앙증맞고 너무 예뻐서 화분에 분재로 많이들 기른다고 해요.
봄에는 하얀 작은 꽃이 피고 가을에는 요렇게 귀여운 열매를 맺는 콩배나무도 초연당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답니다.
똘배나무만 소개하면 사과나무가 서운해 할 것 같네요. 사과가 잘 익어 거의 다 따먹어버려 몇 개 남지 않은 사과나무도 오천년정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습니다.
초연당은 항상 봄인가 봅니다.
얼마 전에 진도에서 이사 온 백일홍도 철 모르고 싹을 틔었습니다. 아마도 초연당 정원 터에 몸을 풀고 "나 적응했소" 하고 싹으로 말해 주는 듯합니다. 잘 자라서 내년 봄에는 붉은 백일홍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비가 그친 순창의 하늘은 유난히 푸르네요. 가을 하늘은 아련한 옛 생각에 젖게 합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면 어린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가을 소풍이 떠오릅니다.
맛난 도시락에 삶은 밤과 계란을 싸서 등에 매고 산으로 들로 소풍 가던 그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립니다. 소풍날, 운동회날 비가 오지 않기를 소망하며 손꼽아 기다렸던 어린 시절이 정말 그립습니다. 어느덧 '그 때가 참 좋았었지'라고 말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하늘을 보려고 고개를 드니 주렁주렁 달린 모과 열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을이 깊어지면 푸른 모과는 노랗게 익어가면서 달콤한 향을 내뿜겠지요?
늦가을에 노랗게 잘 익거든 따서 달콤한 모과청을 담거야겠어요. 추운 겨울에 따근따근하게 차로 마시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요?
구름이 약간 낀 푸른 하늘은 정말 그림 같습니다.
푸른 소나무 사이로 높은 가을 하늘이 보입니다. 가을답지 않게 초록과 파랑이 너무도 싱그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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