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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붉은 가을 꽃 꽃무릇

초연당웹지기 2023. 9. 27. 00:39
황매실원액

 

추석을 앞둔 9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려 가을에 깊이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제법 쌀쌀한 기운에 잠이 깨어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덮었습니다. 유래없이 무더위가 지속되니 여름이 가기는 가려나 자연의 순리를 잠깐 의심했네요.

9월에 피는 붉은 꽃 꽃무릇이 우리 초연당을 붉게 수놓았습니다.
불갑사나 선운사에 피는 대규모 군락지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많이 피어 한옥과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우리 초연당에는 한 곳에 몰아피지 않고 이곳저곳 소소하게 피어 그 존재를 뽐내고 있네요.

 

꽃무릇은 무리 지어 심기때문에 그 주변이 온통 빨간물결입니다. 꽃 한 송이 한송이를 들여다 보기보다는 바닥에 붉게 깔려 있는 화려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잎 하나 없이 꼿꼿한 줄기 끝에 딱 화려하고 커다란 붉은 꽃이 온 사방 수천만 그루가 피어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군란지에 넓게 무리지어 피는 강렬한 풍경은 정말 장관이 따로 없지요.

 

꽃무릇(Lycoris radiata)

꽃무릇은 수선화과 알뿌리식물로 여러해살이 식물입니다. 상사화처럼 잎과 꽃이 같이 자라지 않는 식물로 유명합니다. 상사화는 봄에 잎이 먼저 자라고 여름이 되기 전 잎이 지고 7~8월 여름에 꽃이 피는데, 꽃무릇은 반대로 가을인 9~10월에 꽃이 먼저 피고 꽃이 말라 지기시작하면 땅속에서 잎이 돋아납니다. 10월~5월까지 잎으로 지내다 잎이 지고 꽃대가 올라와 가을에 꽃을 피우지요. 이런 생태로 꽃무릇은 상사화와 더불어 매우 슬프고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주로 얽혀 있습니다. 꽃말 역시 '이룰 수 없는 사랑' 상사화와 같네요.
이처럼 잎과 꽃이 어긋나 피는 꽃이라 상사화와 꽃무릇이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꽃입니다. 몇 년 전 상사화와 꽃무릇을 혼동하여 축제 이름을 잘못 붙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꽃무릇축제로 제대로 이름을 붙이고 대중에게 알리고 있어 다행입니다.

꽃무릇의 향기에 호랑나비가 찾아왔다

꽃무릇은 꽃술이 길다랗고 화피가 뒤로 말린 꽃의 외관과 선홍빛 색 자체가 매우 유혹적으로 느껴집니다. 다소 사찰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사찰 주변에 이렇게 대규모 군락지로 조성된 것에 더욱 의외입니다. 이런 화려한 꽃무릇이 유독 절 근처에 많은 이유는 뭘까요? 답은 바로 독성에 있습니다. 꽃무릇의 알뿌리에는 매우 강한 독성이 있어 사찰과 불화(탱화) 보존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규모로 심어 군락을 이루게 된것입니다. 꽃무릇의 알뿌리를 찧어 바르면 좀과 벌레로 부터 보호하고 오랫동안 보존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꽃무릇의 명소

꽃무릇 명소로 유명한 곳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라도에 있는 선운사, 불갑사, 용천사 세 사찰이 유명합니다. 모두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꽃무릇 개화시기가 비슷하니 당일 여행 코스로도 좋습니다. 9월15일~25일 만개하니 이 시기가 절정이라고 합니다.

영광 불갑사

영광 불갑사 꽃무릇 풍경

남쪽의 영광 불갑사, 함평의 용천사, 고창의 선운사는 오래전부터 꽃무릇 군락지가 형성되어 매우 멋지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대규모로 조성된 꽃무릇 군락지 영광군의 고찰 불갑사는 9월 중순에 23. 9. 15.(금)~9. 24.(일) 10일간 꽃축제가 있었습니다. 꽃축제 기간에는 꽃길 등반대회, 음악회, 풍등 띄우기 행사와 전시회도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합니다.  입장료는 3000원인데 영광사랑상품권으로 돌려 줍니다. 행사장식당이나 매점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불갑사의 꽃무릇의 특징은 붉은 융단을 쫘~~악 펼쳐 놓은듯 아주 넓은 광장이 전부 꽃무릇으로 가득합니다. 불갑사 저수지에서 동백골을 거쳐 해불암과 구수재 부근까지 꽃무릇 군락지가 쭉~ 이어져 있습니다. 

 

함평 용천사

함평 용천사 함평 모악산 꽃무릇축제는 23. 9.15(금) ~ 9. 17(일) 3일만 열렸네요. 모악산 자락 용천사는 작은 사찰이지만 주변 꽃무릇 군락지가 무려 30만평이나 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생 군락지입니다. 정말 공원 전체가 홍색치마를 두른듯 온통 빨간 꽃무릇길입니다. 용천사 꽃무릇 군락지는 한국의 자연경관 48경에 선정될 정도로 매우 수려한 경관을 자랑합니다. 광암리 꽃무릇공원에 집중적으로 펼쳐져 있는데요. 특히  광암리 저수지 둑에 핀 꽃무릇 군락지는 붉은 꽃무릇이 저수지 수면에 비쳐 더욱 붉은 빛이 넘실대는 풍경이 참으로 볼 만합니다. 선운사는 불갑사와 더불어 꽃무릇으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유명합니다. 불갑사와 용천사는 인접하여 두 곳으로 이동이 용이하니 여행에 참고하세요

 

고창 선운사

선운사 도솔천 숲길

선운사는 불갑사와 용천사에서 좀 떨어져 있는 전북 고창에 있습니다. 이곳 꽃무릇은 숲속 나무와 개울이 어우러져 매우 그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선운사는 500년 수령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숲과 신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과 600살 소나무로도 유명한 고찰이기도 합니다. 선운사의 꽃무릇은 도솔천 물길을 따라 꽃이 피는데요. 맑은 개울가에 핀 꽃무릇의 붉은 빛이 물 위에 비쳐 마치 물 속에서도 빨간 꽃이 핀 듯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숲길 어디를 보나 꽃무릇이 지천에 넓게 피어 있습니다. 선운사의 꽃무릇은 이른 아침에 감상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른 아침 햇살이 번지기 시작할 무렵 새벽 안개가 옅게 드리우며 도솔천을 빨깧게 물들이는데 이곳이 천상이 아닐까 착각이 들만큼 신비롭고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기타 꽃무릇명소

분당중앙공원 꽃무릇
서울 성북 길상사

수도권에도 꽃무릇 볼 만한 곳이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의 분당중앙공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약 500m 피어 있어서 수도권에서 꽃무릇 감상하기 좋은 곳입니다. 성남 중앙공원은 주차하기 어려우니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드립니다. 서울에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나름 서울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 몇 군데 더 있습니다. 성북동의 길상사는 시인 백석의 연인 김영한으로부터 건물과 땅을 시주받아 법정스님이 창건해 더 유명한 절입니다. 법정스님의 영정과 친필 원고, 유언장 등 유품 등이 진영각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 진영각 가는 길에 유난히 꽃무릇이 붉게 핍니다.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꽃무릇


최근에는 서울트레킹으로 유명한 안산자락길 꽃무릇도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대규모 군락지만큼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야생화와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이 퍽 멋집니다. 안산자락길 트레킹 코스는 약 300m에 불과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코스로도 유명하지요. 가는 길에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있으니 트레킹 즐기며 꽃도 보면 좋겠네요.

대왕암공원 소나무 숲 꽃무릇

마지막으로 경상도 꽃무릇 명소 울산의 대왕암공원을 추천드립니다. 이 공원은 소나무 숲에 빼곡히 핀 꽃무릇이 장관입니다. 바다 근처라서 안개가 끼거나 해무가 필 수도 있어 그야말로 최적의 풍경을 만드는 조건을 갖춘 곳이니 울산 여행 계획하신다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꽃무릇의 효능

꽃무릇은 생약으로 효능이 좋아 알뿌리를 약재로 씁니다. 생약령은 석산, 오산, 독산이라 부릅니다. 꽃이 진 뒤 알뿌리를 깨서 깨끗이 씻어 말려서 씁니다. 종기에는 생으로 알뿌리를 찧여 환부에 직접 붙여쓰기도 합니다. 알뿌리에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구토를 유발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사화와 더불어 꽃무릇은 구황작물로 가난한 농가에서 삶아 먹거나 질 좋은 녹말을 얻기 위해 심었다고 합니다. 독성이 있으므로 알뿌리를 삶아 먹거나 짓찧어 찌꺼기를 걸러 내고 여러 번 물로 씻고 가라앉히는 일을 반복하여 독성을 제거하여 질 좋은 녹말을 얻어 식용으로 썼다고 합니다.

기침, 가래, 임파선염, 종기 등에 쓰이고 거담, 이뇨, 소종(부은 종기), 최토(구토를 유발시킴)하게 하여 사기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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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가을꽃 꽃무릇 / 석산 / 피안화 /돌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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