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이 몸에 좋다는것은 이제 상식으로 굳은지 오래되었습니다. 발효식품은 무조건 건강에 좋고 나쁜점은 아예 없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발효는 사전적 의미는, 발효란 유기물이 미생물이나 효소에 의해 분해 및 변화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발효와 부패의 경계는?
부패 역시 본질적으로 보자면 발효와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발효와 부패의 경계는 모호합니다. 단지 미생물의 분해 결과가 사람에게 유익한가 해로운가에 따라 자의적으로 발효와 부패를 구별하는 것 뿐입니다.
사람에게 유익하면 발효라고 한다지만 유익하다는 것이 꼭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술은 효모가 당분을 발효시켜 알코올(에탄올)을 만든 것입니다. 에탄올은 몸에 좋지 않은 물질입니다. 그렇다고 효모의 발효 술을 부패라고 부르지는 않지요. 몸에 좋지 않지만 인간이 원하는 알코올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유익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수년 전 OB맥주에서 생산한 맥주가 맛이 이상해 구토를 하는 일이 일어나자 제품을 회수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맥주의 맛을 변형시킨 범인은 젖산균(유산균)이었습니다. 유산균은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입니다. 유산균이 많이 든 이 맛이 이상한 맥주는 건강에는 더 좋지만 사람들이 기대한 맛이 아니였고 맛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토를하여 발효가 아닌 부패된 맥주가 된것입니다.
정말 발효식품은 천사가 맞을까요?
하지만 발효가 꼭 우리 몸에 좋은 것만은 아니랍니다. 미생물은 인간 좋으라고 좋은 일만 할 리는 없습니다. 그저 자기 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았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발효과정에서 좋지 않은 일도 많이 일어납니다.
전통발효주 레드와인은 포도 속의 당분이 에탄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산물도 함께 만들어집니다.
우리 전통 막걸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술은 알코올로 발효를 마치면 효모를 제거합니다. 균이 계속 증식하면 운송이나 보관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막걸리는 균을 제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막걸리가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된 좋은 술이라고들 하는 것입니다.
2007년 수입산 와인 속에서 2A군 발암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가 발견되었습니다. 문제의 에틸카바메이트의 평균농도는 109ppb로 미국 기준치인 15ppb를 7배이상 최고 26배 초과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에틸카바메아트를 일부러 첨가한게 아닌 발효나 숙성, 저장 과정에서 알코올과 요소가 자연적으로 반응하여 생기는 물질입니다. 간장, 김치 된장 등에도 들어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호들갑 섞인 해프닝도 많았습니다만, 사스와 조류인플루엔자 때는 김치 항바이러스 효과를 칭송했고 메르스 때는 무능력한 정부의 대책에 김치도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김치는 좋으나 동치미와 깍두기는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상반되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된장도 대표적인 항암 발효음식입니다. 된장에는 항암물질이 들어 있지만 위암 발생의 중요 인자인 나트륨과 질산염 또한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메주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 생깁니다. 여러 반론이 있지만 이런 장류 식품에는 곰팡이 독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 발효식품은 위험 할까요?
우리는 간장을 와인처럼 마시는 사람은 없을테니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발효 과정에서 유익한 성분뿐만 아니라 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효식품의 효능을 너무 맹신하여 과다복용은 하지 말아야합니다. 과함은 모자람보다 못 한 법이니까요.
발효식품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요?
발효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발효식품을 제조할 때는 제조 방식과 발효 장비에 대해 정확한 온도, 발효 시간 및 철저한 위생이 중요합니다. 또한 올바른 제조 규격을 따르지 않으면 유해한 미생물과, 효모 및 곰팡이가 발효과정에 유입되거나 생성될 수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식품이 부패하고 나쁜 미생물이 생성되어 먹기에 안전하지 않게됩니다.
옛날 전통적으로는 부패를 막기 위해 소금을 많이 이용했는데, 현대는 보관 및 제조 장비의 과학적 발전으로 저염 발효식품 제조가 가능해졌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발효식품을 만들어 섭취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내용을 토대로 발효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발효식품의 장점
- 면역 조절, 항암 작용, 생리 활성 작용
- 중성지방 저하, 항산화 효과
- 항바이러스 효과
-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 예방
- 음식의 맛을 감칠맛나게 함
♠ 발효식품의 단점
- 에틸카바메이트 생성(발암물질)
- 나트륨과 질산염 과다 섭취(발암 물질)
- 아플라톡신 생성(곰팡이 독소, 발암 물질)
- 바이오제닉 아민류의 생성(고혈압, 투통, 알레르기 유발물질)
- 발효는 매우 정교하게 제어하고 따져 봐야 할것들이 많은 과정
요즘 자가 양조로 발효식품을 많이들 제조해 섭취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제품은 품질관리 검사를 통해 그 유해성을 점검받고 있는데 반해, 가정에서 만드는 발효식품은 유해물질의 생성을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김치나 과일식초를 직접 담궈 먹고 있는데요. 가정에서는 안전한 발효식품을 제조하기 위해서 품질관리 및 유해물질 저감 방법을 익히고 까다롭게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저희 초연당의 궁중음식본가 공장 내의 위생적이고 첨단화된 장비 일부 모습입니다. 전통방식대로 발효를 하되 위생적이고 좀 더 획일적인 장 맛을 내기 위한 첨단 기계화를 갖추어 안전한 천연발효 제품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창비출판 / 솔직한식품, 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 / 이한승 지음
을 인용하여 정리하였습니다.
'전통천연발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효이야기 ④ - 김치의 건강에 좋은 효능 (0) | 2021.03.11 |
---|---|
김치 원조 논란 (0) | 2021.03.09 |
발효이야기②-신과발효음료 (0) | 2021.02.16 |
발효이야기①-발효의 시작과 역사 (0) | 2021.02.08 |
순100% 국산 재료로 만든 전통장 (0) | 2021.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