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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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자두꽃 오얏꽃이 피었어요

초연당웹지기 2023. 4. 7. 23:16
황매실원액

 

오늘은 과일나무 꽃 중 하얀 오얏꽃과 배꽃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얏꽃?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유명한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얏'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오얏꽃은 '이화(李化)'라는 이름으로 자두나무꽃입니다. 이화여대의 '이화(梨化)'는 배나무꽃을 말한답니다. 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릅니다. 아무튼 오늘 제가 소개할 꽃은 오얏나무의 오얏꽃, 자두꽃입니다.

 

자두꽃


자두꽃은 몽글몽글하게 모여 있다가 일제히 꽃잎을 활짝 펼치며 그 자태를 드러냅니다. 초연당 자두나무 연세가 만만치 않은데도 꽃이 피는 모습은 청춘입니다.

몽글몽글 가지에 뭉쳐 달려 있는 모습이 귀엽네요.  나무에 딱 붙어 피는 품종과 벚꽃처럼 꽃자리가 좀 긴 품종이 있습니다. 우리 초연당의 늙은 자두나무는 꽃자루가 약간 긴 벚꽃과 비슷한 꽃모양의 품종입니다.

몽글몽글 봉오리가 어느 순간에 팍!! 활짝 폈습니다. 자두꽃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럽지요?

꿀 따는 꿀벌의 궁둥이가 귀엽네요. ㅋㅋ

'오얏'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자두'는 모두에게 익숙한 과일입니다. 자두는 중국 자도(紫桃)가 변한 이름입니다. 자줏빛 복숭아라는 한자 의미를 갖는 이름입니다. 그러나 오얏은 한자가 아닌 순우리 고유어입니다.

오얏꽃을 한자로 표기하면 '李花(이화)', 배꽃도 한자로 표기하면 梨化(이화)로 음만 들으면 무척 헷갈립니다. '이화'보다는 순우리말 오얏꽃으로 부르면 헷갈리는 일도 없어지겠지요. ^^

오얏꽃문양이 대한제국 황실 상징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고종황제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면서 이(李;오얏나무 이)자에서 따온 오얏꽃 문양, 이화문양을 대한 황실의 상징문장으로 삼았습니다. 오얏꽃문양은 조선 말기에도 궁궐 장식과 화폐에 표현된 예가 일부 보였고, 대한제국 설립 이후에는 공식적인 황실문장으로 창덕궁 인정전과 덕수궁 석조전 등 건축물이나 새롭게 제정된 훈장과 군복, 황실 공예품에도 사용 되었답니다. 오얏꽃 문장은 대한제국 황실과 황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황족의 생활공간과 생활용품 등에까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오얏꽃이 아닌 무궁화가 대표 꽃이 되었을까요? 대한제국기에 무궁화와 오얏꽃은 나란히 제국을 대표하는 문양이었으나 일제에 의해 외교권을 빼앗긴 을사늑약 이후, 오얏꽃은 이씨 왕가의 문장으로 의미가 축소되었고, 무궁화는 제국문양으로 쓰일 뿐만 아니라 민간에까지 너른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엇갈린 두 꽃의 운명은 결국 국민의 공감대 형성 여부에 따라 그 생명력이 결정된 셈이네요.

 

다시 사자성어로 돌아가 볼까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아라

이 격언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잘 익은 자두나무 아래에서 손을 들어 갓끈을 고쳐만지면 멀리서 보았을 때 마치 익은 자두를 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계를 담고 있습니다. 비슷한 속담 중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가 있습니다. 농부가 애지중지 키운 배가 땅에 떨어진 것을 안타까이 생각하던 순간 때마침 배나무에 앉아 있던 까마귀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이를 본 농부는 '까마귀 때문에 배가 떨어졌어"라고 생각하며 까마귀를 원망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까마귀가 날아간 것과 배나무에서 배가 떨어진 것은 인과관계라 할 수 없지만,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는 사람들은 농부처럼 생각할 수 있겠지요.

이 밖에도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라"도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이 또한 신발을 고쳐 신는 행동이 오이를 따는 행위로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니 삼가라는 뜻입니다. 

괜한 오해를 불러 일이 킬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할 때에는 때와 장소를 가려 행동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위 사진 속 나이 많은 고목자두나무에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지시나요? 울퉁불퉁 제멋대로 뻗은 거친 가지마다 작고 여린 꽃을 매달고 있습니다. 올여름 새콤달콤 자두 맛을 기대해도 되려나.

어느 주택가의 앵두나무 앵두꽃

요즘 초연당은 매일 과일나무 꽃잔치입니다. 이 즈음에는 앵두꽃, 사과꽃, 살구꽃, 모과꽃, 복사꽃 모두 피어 사방천지가 달콤한 과일꽃향으로 뒤덮입니다. 꽃의 모양이 비슷비슷하여 구분은 어렵지만 공통점은 딱 한 가지, 모두 예쁘다입니다.

오늘은 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맑습니다. 봄의 불청객 황사가 없는 정말 쾌청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