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당 담장 아래 크고 탐스러운 모란꽃이 피었습니다. 꽃의 왕이란 별명답게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모란 하면 영랑 김윤식 선생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가 유명하지요. 노래 가사로 만들어지기도 하였지요.
모란은 봄이 짙어지는 4월 말에서 5월에 개화를 합니다. 모란 하면 비슷한 작약도 함께 떠오르는데요 얼핏 보면 꽃의 모양이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도 한참을 모란이 맞는지 찬찬히 보았답니다.
모란(Paeonia suffruticosa)은 한자로 표기하면 '牡丹' 원래 음은 모단입니다. 영명은 'Chinese mudan'으로 부릅니다. 작약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중국이 원산지입니다.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하는데, 원래는 자주색이 보통이나 많은 재배품종으로 개량되어 짙은 빨강, 노랑, 분홍, 흰색, 보라색 등의 색깔도 다양하고 홑겹과 겹꽃도 있습니다. 뿌리의 껍질은 한약재로도 쓰입니다.
모란은 함경북도만 제외하고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충북지역에서 많이 제배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모란의 명소로는 경기도 남양주의 모란미술관이 있으며 인천 남동구의 인천대공원, 전남 강진 세계모란공원, 강진 영란생가, 대구 동구 해맞이 공원,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 등이 있습니다.
모란의 유래
6~7세기부터 원예품종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약 200종의 재배품종이 있고, 중국 꽃으로 우리나라에는 1500년 전에 들어왔습니다. 중국 이름 목단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자어의 우리말 귀화 현상으로 'ㄷ'음이 'ㄹ'음으로 바뀌어 목단→모단→모란으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문화 속 모란의 의미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진평왕 때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모란꽃은 중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일본, 동남아에서도 그림이나 시, 노래, 가구나 의복에 수를 놓아 장식하는 등 예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은 귀하게 여겨진 꽃입니다.
모란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상징합니다. 모란의 커다랗고 풍성한 꽃잎과 선명한 색상은 아름다운 여성을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중국의 절세미녀 양귀비를 모란꽃에 비교하기도 했다지요. 이렇게 미인을 평함에 있어 복스럽고 덕 있는 미인을 활짝 핀 모란꽃과 같다고 평했답니다.
두 번째, 모란은 부귀와 명예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이명으로 부귀화라고 불리며 귀하게 여겨진 꽃입니다. 옛 조상들은 신부의 혼례복인 원삼이나 활옷에 모란을 수 놓았고, 선비들의 소박한 소망을 담은 책거리 그림에도 부귀와 명예를 염원하는 모란을 그렸다고 합니다. 왕가의 왕비나 공주와 같은 고귀한 신분의 여인들의 옷에도 모란무늬를 넣었다고 합니다. 병풍, 민화, 도자기 무늬 등으로 그려 집안에 두며 부귀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로또를 꿈꾸는 우리 서민들은 늘 금전운에 목말라하지요. 풍수 인테리어로 해바라기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모란은 생화는 구하기 어려우니 저렴하고 관리가 수월한 조화나 그림 등을 집안에 장식하기 좋아 인기가 있습니다.
모란? 작약? 차이점과 구별법
봄에 피는 꽃들은 생김새가 비슷하여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화와 살구, 벚꽃이 서로 닮아 있고 진달래와 철쭉 역시 그러합니다. 모란과 작약도 서로 닮아 구별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서로 같아 보이지만 분명히 차이점은 있답니다.
♣나무와 풀
모란은 낙엽 관목으로 나무이고 작약은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모란은 나무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꽃을 피우지만 작약은 흙속에서 싹이 돋아나고 줄기가 올라오며 꽃을 피웁니다.
모란은 나무로 키가 약 2m까지 자라며 작약은 많이 자라야 70cm가량으로 키가 작습니다.
모란은 가을에 잎이 떨어지고 나무줄기와 가지를 남기고 작약은 가을이 되면 시들기 시작해 겨울에는 뿌리만 남고 땅 위 것은 흔적 없이 소멸해 땅으로 돌아갑니다.
♣잎의 차이
꽃은 구분이 어려우니 쉽게 잎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모란의 잎은 광택이 없고 작약의 잎은 반질반질 광택이 있습니다. 또한 모란 잎은 오리발을 닮은 모양의 잎이 잎자루 양쪽에 새의 깃털 모양으로 달린 우상복엽이며, 작약은 둥글고 길쭉한 모양의 3개의 잎이 모여 있는 삼출엽입니다.
♣개화시기
모란은 4월 하순~5월 중순에 개화를 하고 작약은 좀 더 늦은 5월 하순~6월에 개화를합니다. 요즘은 원예종이 많아 좀 더 일찍 피는 4월~5월의 작약도 있다고 합니다. 모란의 종은 약 1,000종이 넘으며 작약과 모란의 혼합종도 아주 많아 개화시기 만으로 두 꽃을 완벽하게 구별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암술과 수술
이밖에 꽃의 암술과 수술로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모란은 암술과 수술의 구분이 확실한데 작약은 암술 3~5개를 수많은 노란 수술이 감싸고 있어서 사실 전체적으로 노랗게만 보입니다.
모란에 얽힌 설화
선덕여왕 1년(632)에 모란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진평왕 때, 당나라 황제 태종 이세민이 신라와 협약을 맺기 위해 붉은 꽃과 자주색, 흰색 모란꽃 그림과 모란 씨앗 3되를 진평왕에게 보냈습니다. 진평왕은 덕만공주(선덕여왕)에게 이 그림과 씨앗을 보였더니, "이 꽃은 향기가 없을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왕이 말하기를 "그림과 씨앗만 보고 그것을 어찌 아느냐?"라고 물으니 덕만공주는 "꽃을 그렸으나 나비가 없기에 이를 알았사옵니다. 무릇 여자로서 국색을 갖추고 있으면 남자가 따르는 법이고, 꽃에 향기가 있으면 벌과 나비가 따르는 법입니다. 이 꽃은 아름다우나 그림에 벌과 나비가 없으니 이는 틀림없이 향기가 없는 꽃일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씨앗을 심었는데, 그녀가 말한 것과 같이 향기가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설화에서 처럼 향기가 없는 품종도 있지만 요즘 모란에는 은은한 향기가 있습니다. 따라서 벌과 나비도 모여든답니다.
모란의 뿌리 효능
모란의 뿌리껍질을 목단피라 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다양한 병증을 치료하는 주요 한약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독은 없고 맛은 맵고 쓰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목단의 뿌리의 껍질을 약용으로 하며 근피에는 정유와 페오놀(paeonol), 페오노사이드(paeonoside) , 페오놀라이드(paeonolide), 페오니프로린(paeoniflorin), 옥시페오니프로린(oxypaeoniflorin), 알비프로린(albiflorin), 벤조일페오니프로린, 벤조옥시파에오니프로린, 파에오닌, 아스트라갈린, 펠라고닌 등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나 실제 어떠한 물질이 약리효과를 나타내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는 해열 효능
- 어혈을 풀어주어 혈액순환 개선
- 맹장염 치료
- 소염, 진통제 효능
- 치매 개선 효과
- 소화 촉진
- 알레르기성 비염에 효능
- 생리통(월경통)에 효능
- 혈압을 낮추고 심근경색 완화 효능
- 부종 억제
- 두통, 요통, 관절통의 진통 효능
- 열로 오는 종기나 부스럼에 효능
그러나 몸이 차고 위장이 냉한 사람,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목단피의 찬 성질이 맞지 않으며, 임신 중인 여성, 생리량이 많은 여성에게는 처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성의 막힌 월경을 잘 통하게 하여 월경량이 많은 여성이나 임산부에게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모란의 꽃말은 익히 알고 있는 부귀, 영화, 성실(?)입니다. 좀 뜬금없지만 성실하게 살다 보면 금전운이 따른다로 해석해 봅니다.
아래는 작약에 대해 작년에 포스팅한 내용입니다.
야생화로 가득한 5월의 정원 - 담 밑 수줍게 핀 작약 한폭의 동양화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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