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당 팝콘 기계 운용매/매화

오늘은 종일 추적추적 비가 옵니다.

하도 오랜만의 비 소식이라 반갑기도 하고 왠지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최악의 겨울 가뭄이였기에 오늘 내리는 봄비가 고맙기도 하면서도 꾸물거리며 늦장 부린 것 같아 야속하기도 합니다. 산불 피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비가 간절했을 거예요. 비가 조금 더 일찍 내려주기를 빌고 또 빌었을 거예요. ㅜㅜ

초연당 비오는 날

 

초연당 오천년 정원에는 그윽한 매화 향과 노란 산수유 향이 가득 고여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3월의 따사로운 볕에 운용매화는 팝콘 기계가 된 듯합니다. 톡톡 소리 없이 여기저기 그윽한 향을 매단 꽃망울들이 터지며 희고 고운 얼굴을 빼꼼히 내밉니다.
매화는 보고 또 봐도 참으로 질리지 않는 꽃입니다. 순수하고 수더분한 아름다움에 눈길이 저절로 가고 그윽한 향기에 어느세 마음을 빼앗깁니다.

한껏 폐부로 그윽한 매화 향을 깊이 들이마시면 내 몸 전체로 봄의 기운이 퍼져 나가는 것 같아요. 구석구석 깊이 숨어 나를 조종하는 겨울의 게으름과 기찮이즘을 모두 쫓아내는 기분이 듭니다.

"아오~! 추워! 봄이 오면 하지 뭐!"

차일피일 미루었던 일들 이제 해치워야 할 때! 따사로운 봄이 오면 대청소도 하고 싶고 묵은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싶어지잖아요. 저만 그런가요? ㅋㅋ
돌아오는 주말에는 버리고 정리하여 넓은 집을 만들어야겠어요.

 

비에 젖은 운용매화

 

빗방울이 대롱대롱 보석처럼 빛나는 매화가지

팝콘 기계 같은 운용매

구불구불 가지마다 하얀 팝콘 매화

비오는 날에도 그윽한 운용매 향기

 

봄비가 내린 섬진강

고요하게 내려앉은 구름 안개는 신비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섬진강 주변은 잦은 안개로 길을 잃기 쉽상입니다.  요런 날씨에 밤운전은 매우 위험하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초연당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손님들께 는 낮 해가 있을 때 체크인을 부탁드리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른 아침 안개가 내려 앉은 섬진강 기슭 주변을 산책하는 맛은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정말이지 운치 있는 최고의 산책코스이기도 합니다.

구름이 산 허리 아래까지 내려 앉아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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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매화 특징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 옛 선조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꽃이지요.

운용매는 일반매화보다 개화 시기가 10~15일 정도 일찍 순백색의 겹으로 화사한 꽃이 핀 답니다. 또한 향이 진한 편이며 매화나무 중 향이 가장 으뜸이랍니다.  다른 특징은 가지들이 구불구불 꼬이면서 자라서 관상적으로 매우 멋스럽습니다.
순창 전북 기준으로 개화 시기를 보면 3월 초순에 피기 시작하여 3월 중순에서 하순쯤 만개합니다. 아래 전라남도를 기준으로 이른봄 2월 중순부터 개화가 된다고 합니다.

3월 12일에 찍은 구불구불 가지가 멋스런 운용매

추위에 매우 강한 나무로 우리나라 북부지방에서도 무난히 잘 자라고 특별하게 손질없이도 스스로가 곡을 만들며 멋스럽게 잘 자랍니다. 고급정원이나 실내에서 분재로 식재하기 좋으며 독특한 모양에 감상하기 좋은 희귀 품종입니다. 꽃이 지고 푸른 청매실이 주렁주렁 달린 모습도 참으로 보기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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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향을 맡는 중인 양

우리 초연당 귀염둥이 양돌이도 매화꽃 향을 킁킁 맡아봅니다.  녀석도 향이 좋은 것을 아나 봅니다.

양돌이 집 근처에 운용매 한그루가 멋들어지게 꽃을 피었으니 사람들이 이 매화에 푹 빠져 뻔질나게 주변을 맴돕니다. 덩달아 양돌이에게도 인사를 건내지요. 녀석은 겨울 내내 홀로 지내느라 많이 외로웠을텐데 매화 덕분에 잦은 사람들 구경에 신이나 보입니다.

3월말에서 4월초 즈음에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푸른 새싹들이 올라와 또 활력있고 보기가 좋겠지요. 

얼마 전 눈과 서리를 맞으며 꽃망울을 지키고 있는 운용매 꽃봉오리를 보았었죠. 얼어 죽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이렇게 탐스러운 꽃을 피우다니 감개무량합니다. 

생각대로라면 달 밝은 밤에 매화를 보고 싶지만 쉽진 않네요. 연애시절 야간에 벚꽃 구경을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조명 사이로 은은하게 빛나는 새하얀 벚꽃은 그야말로 환상 자체였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옆에 있어서 더 황홀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달 빛이 은은하게 비춰 오는 그윽한 매화도 엄청 멋스러을 것 같습니다.

초연당에는 온통 매화 향이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초연당 정원이야기 ② - 운용매화 , 100살 무궁화 이사 온 날 (tistory.com)

초연당 정원이야기 ② - 운용매화 , 100살 무궁화 이사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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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이 정점에 이르고 있는 어수선한 시기에 속 편하게 꽃타령을 하고 있으니 어떤 이의 눈에는 한심하기 짝이 없겠네요. ㅎㅎ 이렇게나마 심각한 사회 문제를 잠시 내려놓고 밝고 즐거운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눔으로 엔도르핀도 생기지 않을까요? 나름 한심함을 합리화해 봅니다.

지금 홍매도 꽃잎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홍매를 포스팅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