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을이 절정을
지났음을 느끼는 날입니다.......
늘 무성하던 것도
붉고 예쁘게 피어 칭송받던 꽃도
다 제 시절을 만나 그러하게 사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스산함이 딱 제격인 시기이니
오늘은 그 느낌대로 올려봅니다.
가을비가 나무들을 흔들고 지나간 다음 스산한 흔적만이 남았네요.
밤새 거미들이 쳐 놓은 거미줄에 가을비가 구슬을 꿰어 놓았어요. 황홀한 가을 풍경입니다.
요즘 아침 찬 공기가 폐부에
싸르르한 느낌을 주는 자연의 시간이 왔습니다.
늘 차가움은 맑음과 동의어인 듯합니다.
그리고 변치않는 태양의 힘에 밀려나지요!!!!
이 아침 그 싸한 느낌의 민들레 홀씨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민들레는 꽃으로도 어여쁘지만 씨앗 또한 참으로 곱지요. 민들레 홀씨를 발견하면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입을 모아 후~~ 불고는 지나가지요.
민들레 하니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이 생각납니다.
어느 봄날 어디선가 바람에 날려 온 민들레 홀씨가 강아지똥에 내려앉아 강아지똥을 양분으로 아름다운 민들레꽃을 피운다는 이야기입니다. 강아지똥은 더럽고 추한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슬퍼하지만 민들레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양분이 되어주지요. 어린이 동화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짤막한 이야기지만 여운이 참 오랫동안 남는 동화였습니다.
살면서 자존감이 아래로 아래로 한없이 추락할 때, 내 존재감이 의심될 때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동화입니다.
마지막 두 장은 운용매가 또 새로운 시기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스산함 속에 새 생명의 시작이지요
초연당은 복작복작 세상살이 소리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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