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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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백작약 개화 소식

배솔 2025. 4. 20. 01:47
황매실원액

 

따뜻한 햇살이 쓰다듬는 계절, 요즘은 날이 많이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정원에서 피어난 특별한 꽃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출처: 백작약-한반도의 생물다양성사이트

백작약은 미나리아제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이 크고 탐스러워 함박꽃, 강작약이라고도 불립니다. 4~5월 사이 꽃을 피우며, 그 크기와 향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꽃입니다.

뿌리를 약으로도 사용하는데, 신경이나 근육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없애주면, 피를 만들고 뼛속의 진액을 만들어주는 보형보음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백작약의 이름에서부터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현재는 작약의 이름을 한자로 '芍藥 '이라 쓰지만 '본초강목'에는 '藥 '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 芍' '자는 얼굴이나 몸가짐이 아름다운 모양을 뜻하는 말로써 '꽃이 아름다운 약초'라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꽃이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실제로도 오래도록 사람들의 삶에 깊게 뿌리내린 꽃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백작약은 뛰어난 약효 때문에 무분별한 채취와 자생지 훼손으로 자연에서 만나보기 어려워졌습니다.(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하지만 초연당에서는 만나볼 수 있지요.

흰색, 분홍색, 붉은색까지 다양한 색이 있지만, 초연당 정원에서 피어난 것은 이름 그대로 하얗고 은은한 백작약(白芍藥)입니다.

출처: 백작약-한반도의 생물다양성사이트

중국의 민간설화에 백작약이 등장하는데요. 이 이야기를 보면 백작약이 어떤 꽃으로 인식되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옛날 중국에서 백작약은 황실에서만 키울 수 있었던 귀한 꽃이었다고 합니다. 당나라의 유명한 여황제, 무측천(무후)은 꽃을 무척 사랑했는데, 어느 날 한겨울에 내일 궁 안의 모든 꽃에게 피어나라는 명을 내렸다고 합니다. 온갖 꽃들이 명령에 따라 피었지만, 유일하게 백작약만이 피지 않았다고 합니다.

화가 난 황제는 백작약을 궁 밖으로 내쫓아버렸고, 백작약은 장안(지금의 시안)을 떠나 낙양으로 옮겨졌다고 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곳에서 백작약은 더 아름답고 기품 있게 피어나, *낙양백(洛阳白)*이라 불리며 오히려 더 사랑받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백작약이 자존심이 강하고 기품 있는 꽃이라는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선 “백작약은 함부로 피지 않는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출처: 백작약-한반도의 생물다양성사이트

봄바람이 살며시 스며들고, 정원 한켠엔 백작약이 조용히 피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지나가는 계절 속의 한 장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마음 깊이 남는 풍경이 되기도 하지요.

백작약이 전해주는 건 단지 아름다움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다릴 줄 아는 인내, 자신만의 때를 아는 지혜, 그리고 피어나기까지 스스로를 갈고닦는 조용한 품위까지. 그 모든 것이 꽃잎 속에 담겨 있어, 바라보는 사람마저 한층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백작약이 가장 아름다운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