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양력8월23일)가 지난 8월 중순의 아침저녁 이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리겠다 작심이라도 한 듯 무섭게 이글거리던 한 여름의 태양도 절기 앞에서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요즘 더위가 한풀 꺾여 아침저녁으로 한결 활동이 수월해졌어요.
입추(양력8월8일)와 백로(양력9월8일) 사이에 처서가 있는데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처서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이슬이 내리며, 천지가 쓸쓸해지기 시작하고 벼가 익기 시작하는 가을의 준비 절기입니다.
요즘 저녁 창 밖으로 풀벌레 소리가 참 정겹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드러난 팔뚝에 오소소 닭살을 돋게 하네요. 그래도 여전히 한낮은 뜨거운 여름입니다. 우리 초연당 오천년정원은 가는 여름이 아쉬운 모양입니다. 여전히 싱그러운 여름을 머금은 연꽃과 해오라기를 닮은 해오라비난초가 어여쁩니다.
여름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는 사진 몇장을 포스팅해 봅니다.
연꽃(백련과 홍련)
연못가에 수줍게 핀 작은 연꽃의 고운 자태를 볼 때마다 한결같이 설레이네요. 곱고 선명한 빛깔에 늘 마음을 뺏기고 말지요. 어쩌면 저리도 색이 고을까요. 물감으로 그려 놓은 듯 참으로 선명하고 고은 빛깔입니다.
비상을 꿈꾸는 해오라비난초
옥호루 정자 연못 아래를 흐르는 도랑에 화분을 놓았습니다. 화분 속에 비상하는 해오라기가 있네요. 물가에 싱그럽게 피어 지나가는 이의 발목을 붙들어 세웁니다. 이 숨 막히도록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꽃에 오늘도 매료되어 사진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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