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섣달도 열흘정도 지나면 기울터이지요.
오늘은 겨울에 만나기 쉽지 않은 초록이와 꽃, 버섯 사진을 들고 와 봤습니다.
눈이 겁나게 오고 기상청 기록으로도 영하 16도를 기록하는 겨울다운 추운 날씨인데도 우리 초연당 보도블록 틈새에서 작고 여린 녹색 잎을 보았습니다.
이름은 잘 모르겠으나 인고의 시간을 버틴 대단한 녀석입니다. 이런 춥고 메마른 겨울에 초록이를 볼 수 있다니 행운입니다. 쭈그리고 앉아 요 녀석들을 살펴보다 문득 사진으로 남겨 놓고 싶어 몇 컷 찍었습니다.
추운 날씨 핫팩이라도 되어 드리고자 공유해 봅니다.
남녘의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 준다는 납월홍매.
우리 초연당에 납월매로 진즉에 핀 홍매가 추위에 버티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생기를 잃어버렸습니다. 납월매는 음력 12월, 양력 1월 말부터 3월까지 핀다고 하는데 우리 초연당에 홍매는 생각보다 더 일찍 꽃을 보여주어 반갑고 기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온 한파로 홍매가 드라이플라워가 되어버렸네요. 그래도 그 품격은 그대로입니다.
납월매는 매우 귀한 품종으로 전국에 몇 그루 없는 홍매일 것입니다. 싹을 틔우기가 매우 어려워 번식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요런 귀한 꽃이 섣달에 꽃을 폈는데 추위를 견디기 무척 힘들었는지 꽃이 얼어버려서 마음이 아픕니다.ㅜㅜ
납월(臘月)은 음력 섣달을 이르는 말입니다. 섣달에 꽃이 피는 홍매라하여 납월홍매로 부르는 것 같습니다.
납월매로 유명한 순천의 금둔사에는 납월매 6그루가 있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카메라 하나 목에 두르고 매혹적인 홍매 찾아 유서 깊은 사찰 여행을 떠나는 것도 퍽 낭만적이겠네요. 겨울과 봄 사이 하얀 눈과 함께 볼 수 있는 설중매는 자체가 동양화이지요. 금둔사에는 청매, 홍매, 설매 등 토종매화 100여 그루가 있습니다. 금둔사에서 2월~3월에 토종 매화의 그윽한 향기에 취해 보아도 좋겠어요.
초연당 정원을 한바퀴 휘돌다 보니 한겨울에 웬 버섯이지?
이 삼동에 지난 해에 베어 낸 무궁화 그루터기에 버섯이 눈 속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팽나무버섯이라고 알려 주시네요. 느타리버섯을 닮아 느타리버섯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어요. 다음에는 한 겨울에 만난 팽나무버섯(팽이버섯)에 대하여 포스팅해 보아야겠어요.
역시 보이지 않아도 세상만물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그 존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냥 3월이 오는 것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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