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여름의 한 복판 8월입니다. 오늘도 무탈 없이 무더운 여름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붉은 노을 아래 붉게 핀 무궁화가 꽃잎을 닫고 있습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인데 어찌 보면 이국적인 느낌까지 주는 묘한 구석이 있는 꽃입니다. 이유는 원산지가 먼 타국이기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꽃 무궁화에 대해 포스팅을 해보려합니다.
갑자기 웬 무궁화 타령이냐고요?
초연당에 나이 많은 무궁화나무가 올봄에 이사를 왔었죠. 터가 바뀌었는데도 잘 버티고 뿌리를 튼튼하게 내려 어여쁜 꽃을 활짝 피웠지 뭐예요. 너무 대견스러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우리나라 국화, 피고 또 피는 '무궁화'
- 꽃말 : 섬세한 아름다움, 끈기, 일편단심
무궁화의 꽃은 홑·반겹 등으로 아주 여러 가지이고, 색깔도 분홍색, 흰색, 빨간색, 남보라색 등 다양하며 여러 무늬를 가지고 있는 화려한 꽃입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7월에서 10월까지 100여 일간 계속 핀답니다. 그래서 이름도 무궁무진한 '무궁화(無窮花)'라고 붙여진 게 아닐까요?
우리나라 민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무궁화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 지지 않는 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옛날 춘추전국시대 저술된 지리서인 『산해경 山海經』에 기록이 남아 있는데,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君子之國 有薰花草朝生暮死).”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군자의 나라는 우리나라 고조선을 말하는 것으로 훈화초는 무궁화의 옛 이름입니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옛날부터 우리나라에는 무궁화가 많이 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신라 효공왕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는 “근화향(槿花鄕)은 겸양하고 자중하지만, 호시국(楛矢國)은 강폭함이 날로 더해간다.”고 써서 보냈다고 해요. 이렇듯 옛 기록을 보면 우리 민족은 무궁화를 고조선 이전부터 하늘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으며, 신라는 스스로가 근화향의 나라, 즉 무궁화의 나라로 칭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 장원 급제자에게 내려졌던 어사화의 꽃이 바로 무궁화였답니다.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무궁화는 조선 개화기를 거치면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애국가 노래 가사 부분에 포함이 되면서 더욱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어요. 그리고 무궁화에 대한 우리 민족의 한결같은 사랑은 일제 강점기에도 계속되었고, 광복 후에는 우리나라 국가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반면 무궁화를 국화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반대자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원산지도 우리나라가 아닐뿐더러 일본을 상징하는 일본꽃을 구한말 때 친일파들의 영향으로 무궁화가 국화로 부상하게 된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무궁화의 원산지는 시리아라고 하는데 점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최근에는 인도가 원산지다. 또는 중국, 한국이 원산지라는 설도 유력해지고 있습니다.
무궁화 명칭에 대한 견해
또한 무궁화라는 명칭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목근(木槿), 순영(舜英), 순화(舜華), 훈화초(薰華草), 조개모락화(朝開暮落花), 번리초(藩籬草)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무궁화로 부르거나 쓴 적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자로 무궁화를 無窮花·無宮花·舞宮花 등으로 쓰고 있는데, 요즘에 와서는 無窮花(무궁화)로만 쓰고 있습니다.
위 세 종류의 한자표기를 보면 우리말에 한자음을 따서 사용하다 뜻이 제일 좋은 無窮花로 통일하여 쓰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궁화라는 말도 본래 이름이 아니고 유사한 단어의 음을 하나로 통일해 부르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남 완도의 노인들은 무궁화를 ‘무우게’라 부르고 호남은 ‘무강’나무라 불렀다고 합니다. 무궁화는 오래전부터 다른 이름으로 불러졌고 한자로 표기하다 보니 무궁화(無窮花)로 기록된 것이 아닐까요.
무궁화 병충해
무궁화는 생육초기에는 진딧물이 많이 끼는 나무입니다. 5월 진딧물이 최고조로 많이 번식해서 새로 나온 싹을 모두 뒤덮을 정도랍니다. 매우 지저분해 지기 때문에 진딧물 싫어하는 사람들은 정원에 무궁화 심기를 꺼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걱정할 것 없습니다. 5월 중하순이 되면 진딧물들도 날개가 생겨 날아가고 깨끗한 무궁화 꽃을 볼 수 있으니까요.
진딧물이 싫다면 4월에 살충제를 2~3차례 살포해 주면 깨끗해진답니다.
우리 대표님은 약은 무조건 거부하시기 때문에 5월 내내 진딧물이 무궁화 싹을 뒤덮고 있었답니다. ㅜㅜ
무궁화는 진딧물이나 다른 해충으로 죽지 않는 강인한 나무입니다. 그런데 무궁화에도 걸릴 수 있는 병이 있습니다.
입고병!다른 이름은 잘록병이라고도 불립니다.
나무나 작물에 기생하는 기생 균 때문에 식물의 잎과 줄기가 말라죽는 병입니다. 입고병은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말라죽게 된답니다.
입고병의 원인은 뿌리나 지표부 또는 유관속 등에서 기생하는 균 때문에 발생한답니다. 이 기생 균 때문에 식물 조직이 괴사 되어 지상부로 수분이나 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말라죽게 된 거지요.
입고병의 증세를 알아차렸다면 즉시 건강한 다른 곳으로 옮겨심거나 살균제인 세레산이나 사브롤, 벤레이트티를 뿌리 근처에 살포해 구제해야 합니다. 무궁화의 경우는 주변 다른 나무에 옮겨지지 않도록 뽑아서 불로 태우거나 캡탄 500배액을 방제해 구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방법이라면 배수가 잘 되도록 잘 보살피는 길 밖에 없답니다.
무궁화 쓰임새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되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관공서의 정원이나 뒤뜰, 아파트 단지의 울타리 형태의 관상목으로 흔히 심기도 합니다.
무궁화는 약용으로도 쓰이는데 무궁화의 꽃이나 줄기, 뿌리를 말려서 달인 물을 마시면 두통이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뇨작용에 도움이 되어 붓기를 빼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흰색 무궁화가 효과가 좋습니다. 흰 무궁화는 구토와 설사에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해요.
무궁화 사촌쯤 되는 히비스커스를 국화로 쓰는 국가는 말레이시아, 아이티, 솔로몬 제도, 니우에가 있습니다. 히비스커스로 만드는 히비스커스 차에 비해 인지도는 낮으나 우리나라 무궁화로도 차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 외국의 허브차의 붉은 빛깔은 히비스커스가 대부분 첨가된 것입니다. 히비스커스 차가 강한 붉은색에 새콤한 맛을 낸다면 무궁화차는 색이 아카시아 꿀처럼 연노랑색에 부드러운 단맛이 나는 은은 쪽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답니다. 무궁화는 잎으로도 차를 만들 수 있는데 잎차는 단맛 대신 구수한 맛이 난답니다.
한지의 원료로 흔히들 닥나무를 꼽는데 무궁화의 껍질도 섬유질이 매우 많은 편이라 한지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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