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은 백차인데, 왜 녹차일까요?
- 차의 이름을 정하는 원리는?
백차를 공부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만나게 됩니다.
"안길백차도 백차 아닌가요?"
이름에 분명 '백차(白茶)'가 들어가 있으니,
대부분은 백차의 한 종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종종 헷갈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안길백차는 백차가 아닙니다.
안길백차는 이름과 달리 녹차(綠茶)로 분류됩니다.
'이름은 백차인데 왜 녹차일까?'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차의 이름이 품종이나
색깔만으로 정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예전에 '홍차'를 영어로 Black Tea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도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차의 이름에는 색깔뿐 아니라 품종의 특징,
제다(製茶) 방식, 그리고 오랜 역사와 문화까지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제다(製茶): 차나무의 싹, 잎, 어린줄기 등을 마실 수 있는 차(茶)로 만드는 전통 기술이나 과정을 뜻함.-
이번 글에서는 이름 때문에 가장 많이 오해받는 안길백차와 백차(白茶)의 차이점을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이 둘의 차이를 알고 나면,
차를 바라보는 시야도 한층 넓어질 것입니다.
2.
안길백차는 어떤 차일까요?
-어린잎이 하얀 차
안길백차(安吉白茶)는 중국 저장성(浙江省) 안길현(安吉县)에서 생산되는 중국의 대표적인 명차입니다.
이름 때문에 백차(白茶)의 한 종류로 오해받기 쉽지만,
실제로는 발효를 하지 않는 녹차(綠茶)로 분류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름에 '백차'가 붙었을까요?

그 이유는 안길백차가 가진 독특한 '백화(白化) 현상' 때문입니다.
안길백차는 '백엽 1호(白叶一号)'라는 품종에서 만들어지는데,
봄철 기온이 약 23℃ 이하로 유지될 때 새롭게 돋아나는 어린잎이
엽록소를 충분히 만들지 못해 황백색 또는 옅은 옥색을 띠게 됩니다.
마치 하얀 잎처럼 보이는 이 모습 때문에 '백차'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잎은 다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초록색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안길백차는 봄철 아주 짧은 기간에만 수확할 수 있는 귀한 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길백차는 맛에서도 일반 녹차와 조금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아미노산(테아닌) 함량이 매우 높고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아,
은은한 난초 향과 함께 부드러운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입안에서는 마치 맑은 육수를 마시는 듯한 깊은 감칠맛과 단맛이 오래 이어져
많은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안길백차는 이름 때문에 백차로 오해받지만,
품종의 특성과 뛰어난 풍미를 가진 매우 우수한 녹차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궁금해집니다.
백차와 안길백차는 무엇이 다르기에 하나는 녹차이고,
하나는 백차로 분류되는 것일까요?
3.
백차와 안길백차는 무엇이 다를까요?
- 녹차는 살청(찌기), 유념(비비기) , 백차는 위조(자연건조)
안길백차와 백차는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종류의 차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름이 붙은 이유부터,
만드는 방식까지 전혀 다른 차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왜 백차라는 이름이 붙었는가'에 있습니다.
안길백차는 새롭게 돋아난 잎 자체가 하얗게 보이기 때문에 백차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이는 백엽 1호라는 품종이 가진 독특한 백화(白化) 현상 때문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듯 봄철 기온이 낮을 때만 잎이 황백색이나 옅은 옥색을 띠고, 기온이 올라가면 다시 초록색으로 변합니다.
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백차(白茶)는 조금 다릅니다.

백차는 잎 자체가 하얀 것이 아니라,
어린 새싹을 덮고 있는 은백색의 솜털인 '백호(白毫)'가 풍성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백차'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백호은침을 보면 새싹을 감싸고 있는 하얀 솜털이 은빛 바늘처럼 보여
이름 그대로 '백호은침(白毫銀針)'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둘 다 '하얗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하얀 이유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차를 만드는 방법, 즉 '제다법(製茶法)'입니다.
차는 이름보다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따라 종류가 결정됩니다.
안길백차는 찻잎을 높은 온도에서 덖어 산화를 막는 살청(殺靑) 과정을 거칩니다.

- 살청(殺靑): '푸른빛을 죽인다'는 뜻으로, 찻잎에 높은 열을 가해 성질을 고정하는 작업입니다.
찻잎이 갈색으로 변하지 않고 푸른 녹색과 신선한 향을 유지하도록 효소의 활동을 멈추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분류상 녹차가 됩니다.
반면 백차는 찻잎을 덖거나 비비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시들리는 위조(萎凋) 과정과 건조만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백차로 분류됩니다.

-위조(萎凋): 찻잎을 햇볕이나 그늘에 널어두어 자연스럽게 시들게 만들며 수분을 빼는 과정입니다.-
결국 두 차의 차이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차를 처음 접하면 이름만 보고 종류를 판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안길백차는 '하얀 잎을 가진 녹차'이고, 백차는 '하얀 솜털을 살려 만드는 백차'입니다.
이처럼 차의 이름에는 품종의 특징이 담기기도 하고,
만드는 방식이 담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차를 이해할 때는 이름만 보기보다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초연당이 키우는 백차는 '백차(白茶)'입니다
- 초연당 백차의 기록
이번 글에서는 이름 때문에 종종 오해받는 안길백차와 백차(白茶)의 차이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안길백차는 봄철 새잎이 하얗게 올라오는 품종의 특징 때문에 '백차'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제다 방식으로는 녹차에 속합니다.

반면 초연당에서 재배를 시작한 차는 위조와 건조를 통해 만드는
'백차(白茶)'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렸듯이,
초연당은 우리나라 차나무 연구의 권위자인 허인옥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님의 자문을 받아
귀한 백차 품종을 삽목 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백차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차가 아닙니다.
좋은 토양을 만들고, 계절을 기다리며,
차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시간을 함께 견뎌야 비로소 한 잔의 차가 됩니다.

그래서 초연당은 단순히 백차를 재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 한 잔의 백차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백차의 역사와 문화, 재배 과정, 그리고 차나무가 자라나는 계절의 변화를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언젠가 지금 심고 있는 백차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첫 수확을 맞이하는 날,
오늘의 기록들은 그 시간을 함께한 소중한 이야기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초연당의 백차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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