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가장 한국적인것이 세계적인 것! 우리것은 소중합니다. 아름답고 우수한 전통한옥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입니다.

지친 현대인의 휠링 장소 전통한옥생활체험 초연당! 자세히보기

초연당

여름의 별미, 오이채 국수

배솔 2025. 6. 25. 14:28
황매실원액

 

여름의 맛, 오이채국수
무더운 여름, 입맛을 돋우고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오이채국수다.
아삭한 오이채와 차가운 소면, 시원한 육수가 어우러진 이 한 그릇은 단순한 여름 별미가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져온 여름철 지혜의 결과이다.

오이는 예로부터 열을 내리고 갈증을 풀어주는 채소로 알려져 왔다.

《동의보감(東醫寶鑑)》 외형편(外形篇) 채소류 항목
“오이는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멎게 하며, 소변이 잘 나오게 한다(去熱止渴 通小便).”

한방에서 오이가 ‘냉성(冷性)’ 식재료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예시, 한의학계나 식이요법서에서도 여름철 오이의 섭취가 권장된다.



오이채국수는 그 성질을 잘 활용한 음식이다. 채 썬 오이를 듬뿍 넣고, 소면을 차갑게 헹군 뒤 시원한 육수에 말아내면 복잡한 조리 없이도 여름철 한 끼 식사가 뚝딱 완성된다.

사실 이런 음식 문화는 단순한 취향을 넘어서, 여름을 이겨내기 위한 선조들의 방식이었다. 조선 후기부터 여름철엔 동치미, 콩국수, 냉면 등 ‘찬 국물과 국수의 조합이 민간 식문화로 발달되어 왔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여름철에는 장마와 무더위 때문에 불 피우기를 꺼려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생식(生食) 또는 익혀 보관한 음식을 활용하는 방식이 많았다.
한글로 된 19세기 주부 교양서인 규합총서에는 ‘생치냉면’ 또는 ‘동치미국물로 국수를 말아먹는 조리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 조리법이 바로 여름철 ‘불을 최소한으로 쓰는 요리 방식’의 전통을 보여준다.
<규합총서> 조리법 제8항 “동치미국물에 면을 말아먹는다”는 내용 - 일종의 ‘생치냉면’ 방식으로 해석된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채 썬 오이를 준비하고, 삶은 소면을 찬물에 충분히 헹군 뒤, 시원한 육수에 말아내면 끝. 간장, 식초, 참기름으로 맛을 더하면 깊이가 생긴다. 육수는 동치미 국물을 활용하거나, 냉면육수, 혹은 오이냉국 스타일로 만들어도 좋다.


지금의 오이채국수는 그런 전통의 연장선 위에 있다. 오이냉국과 소면이 결합하며 자연스레 생겨난 현대적인 형태다.
그러니 이 한 그릇에도, 단순한 계절 음식 그 이상으로, 여름을 견뎌낸 많은 날들의 기억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