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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는 마음 -우리의 전통 문양

배솔 2024. 9. 30. 11:56
황매실원액

 

문양의 의미 

우리 주변의 많은 물건들은 문양을 품고 있습니다. 조금의 빈 공간이라도 그곳을 채우려는 마음이 문양의 기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빈 공간이 보이면 채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죠.

그리고 어떤 문양은 이런 본능에서 나아가 의미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전통의 문양에 대해 알아봅니다.

문양의 기원

먼저 문양은 기원에 따라 자연 / 길상으로 나뉩니다.

먼저 자연 문양의 기원은 고대 인류가 자연을 숭배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 글을 당신이 언제 읽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햇볕 쨍쨍한 오후라면 조금은 졸고 있을지도. 자려고 누워서 허리가 걱정되는 자세로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자연의 흐름에 우리의 시간을 맞추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건 과거 우리 조상들에게도 동일했겠지요.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는 상징이자, 아름다운 형상을 갖고 있기도 했습니다.
꽃은 아름다움을 대표하며 주요 소재가 되었고, 하늘의 해, 달, 구름, 별이 소재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길상 문양은 고대부터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출처:서세옥 화백이 1954년 성미술 전람회에 출품한 ‘기구’의 일부크롭

인간은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을 마음 한편에 접어두고 살아갑니다. 때에 따라 간절한 소원도 하나씩 있을 겁니다. 시험을 준비해 보신 분들은 경험해 본 적 있으실 텐데, 어디 명소 같은 곳에 가서 벽에 시험에 붙게 해달라고 적어놓거나, 연인이라면 누구 하트 누구, 적어놓은 경험 있으실 거예요. 옛 우리 조상들도 아마 그런 마음이었지 않았을까요. 부귀를 상징하는 활짝 핀 모란,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 같은 것들이 그들의 소원을 위탁하는 소재가 되어주었습니다.

문양의 종류

문양은 인물문, 동물문, 식물문, 인공물문, 자연산수문, 문자문, 기하문, 복합문 8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인물문
인물문은 사람의 얼굴, 또는 그 형태를 나타내거나 신선 · 부처 · 사천왕 · 도깨비 등을 표현한 무늬를 말합니다.. 부처 · 사천왕상 · 비천상 등이 불교미술에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왼쪽: 도깨비 문양을 사용한 문고리 이미지 / 오른쪽: 익릉 산석 고석

묘를 지키는 무인(무사)나 탈의 모습을 소재로 한 문양도 발견됩니다.
특히 도깨비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된 소재입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도깨비의 무서운 이미지와는 달리 우리 조상들이 생각했던 도깨비는 수호신 같은 존재였습니다. 옛날엔 오래된 물건은 영혼이 붙어 도깨비가 된다고 했었죠. 우리나라에서 도깨비는 귀신과 나쁜 기운을 내쫓는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마을에 도깨비를 표현한 장승을 제우기도 했고 자물쇠나 문고리에도 도깨비 문양을 사용하곤 했죠.

2. 동물문

조선시대 관리의 계급 을 표시하는 데 쓰였던 흉배(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착용했다) 동물문 중 기린

동물문은 인간에게 이로움과 두려움의 존재로 여겨졌던 특정 동물들을 문양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동물들은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물고기는 출세, 성공을 의미합니다. 물고기를 용으로 승천하기 전의 단계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다는 특징 덕분에 재산을 지켜준다는 상징으로 자물쇠나 상자문양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호랑이는 액운을 물리치는 동물이라고 믿어졌고 두루미와 거북은 장수, 원앙은 부부 금슬, 나비는 기쁨을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실재하지 않는 동물들도 소재로 삼았습니다.
봉황은 상서롭고 고귀한 뜻을 가졌고, 기린은 장수와 다산을 의미합니다. 특히 용이 동양 미술에 많이 등장하는데, 용은 모든 동물들의 수장으로 권위와 출세, 복과 풍요등 다양하게 상징했습니다. 왕, 귀족을 상징하기도 하여 조선시대에는 왕실이 아닌 민간에서는 용문양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 용: 가뭄을 구제하여 주는 상징 / 신분의 상징 - 왕실의 복식에만 사용, 다섯 개의 발톱을 가진 용은 왕, 네 개는 세자, 세 개는 세손의 관복 장식
- 봉황:  왕비의 상징 (궁중에서 사용)
- 나비: 즐거움과 행복의 상징
- 학: 장수/ 귀한 신분 상징
- 박쥐 : 복을 상징(한자음이 같은 것에 기인)

3. 식물문

다람쥐와 포도를 소재로 한 무늬로 자손 번창과 부를 상징

대표적으로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었고, 직관적으로 열매 여럿이 한데 뭉쳐서 맺는 포도는 다산의 상징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사군자라고도 불리는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는 군자의 기개와 덕을 상징하여 유교에서 특히 좋아하는 소재였습니다.
연꽃은 씨를 맺는 모습 때문에 (포도처럼 한 곳에서 여러 씨가 맺음) 다산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불교에서 좋아했던 소재였습니다. 진흙 속에서 뿌리를 내리지만 더렵혀지지지 않으며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점 때문에 속세에 물들지 않은 깨끗함과 생명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 사군자: (매화 난 대나무 국화) 군자가 지켜야 할 도리 상징
- 모란: 부귀와 복을 기원하는 상징
- 포도 : 다산
- 연꽃 : 다산 / 깨끗함, 생명력

 
4. 인공물문

향천사 나한전문고리

인공물문이란, 동물이나 식물이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들을 소재로 만들어낸 무늬를 말합니다.
인공물을 문양에 소재로 사용할 때는 형태적 아름다움보다는 그 상징적 의미를 더 우선합니다.

대표적으로는 동전, 물소 뿔, 책, 거울 등이 복을 상징하는 길상의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5. 자연산수문

자연산수문이란, 동물이나 식물을 제외한 자연 즉 하늘의 해, 달, 구름, 별이 소재가 되는 무늬를 말합니다. 이 밖에도 산수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산수문이나 바위를 그린 괴석문도 자연산수문에 속합니다.
하늘의 해나 달, 구름, 별은 자연은 인간을  초월하는 생명력과 영속을 갖기 때문에 대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많이 사용되는  구름무늬는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다른 무늬와 어울려 돋보이도록 사용했습니다.


6. 문자문

문자문이란, 글자를 무늬로 넣어서 특정한 글자를 연속해서 배열한 무늬를 말합니다.
어떤 물건에 좋은 뜻의 문자들을 새김으로써 글자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새긴 것으로,
가장 대표적인 글자무늬로는 수(壽)와 복(福)과 복을 들 수 있습니다.
이상적인 삶에 대한 염원도 문양에 담았는데,  효제충신(孝悌忠信)의 문자 문양처럼 일상에서 실천해야 하는 윤리적 덕목을 새기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문양을 통해 소망이나 염원을 표현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분위기 탓도 있는데,
선비들이 '오래 살고 싶어!' '돈이 좋아!' 이런 식으로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엔 체면이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조상들이 부귀나 복 장수를 이런 길상 문양을 통해 에둘러 소망을 표현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7. 기하문

기하문이란, 가로줄이나 세로줄, 사선 또는 동그라미 등 기하학적인 도형이 나타난 무늬를 말합니다.
태극기 가운데 있는 태극 문양과 팔괘도 기하문에 속합니다. 태극문양은 우주 만물의 생성과 근원을 의미하는 문양으로 성리학에서 나타났습니다.
팔괘는 하늘땅 바람 물 등 세계를 표현한 것이고, 태극이 음양의 조화를 말하는데 팔괘는 그 음양의 순환과 분포를 의미합니다.

그 외에도 도형무늬, 귀신눈문, 거북등문, 기하문 등이 있습니다.

8. 복합문
복합문이란, 하나의 소재만을 선택해서 문양으로 나타낸 것이 아니라 여러 소재를 복합적으로 나타낸 무늬를 말합니다.

왼쪽: 칠보문 / 오른쪽 학과 구름 문양

예를 들어서 학의 상서로움을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서 구름과 같이 표현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칠보문은 도교에서 파생된 문양으로 복을 받는 다복, 장수하는 다수, 자식을 많이 낳는다는 다남의 사상을 담았습니다. 주로 고리 모양에  꽃무늬와 구슬등으로 다양한 문양을 함께 장식했습니다.
 


문양은 시간을 초월하여 그들의 소망과 그들의 시간을 전해줍니다.

 문양은 그들의 마음과 감정이 응축되어 단순화되어 표현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문양을 보면 그 시대의 소망과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지요.

지금의 우리는 어떤 소망을 어떻게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우리의 시간과 마음의 문양은 어떻게 남게 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