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입니다. 연못에 황금꽃이 피었습니다.
이 노란어리연꽃은 경기 시흥 관곡지에서 온 다년생 수초입니다. 초연당 당주 지인분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식물입니다.
지난해까지는 꽃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에는 초연당 연못에 적응을 잘했는지 이렇게 어여쁜 꽃을 많이 피웠네요. 자생지가 남부지방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지만 추위에 강해 중부지방에서도 월동이 가능한 식물입니다.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린 연못이나 늪에서 자랍니다.
어리연은 조름나물과 여러 해 살이 수생식물로 연꽃은 아니지만 '어리-'접두어를 붙여 연꽃과 비슷하다는 의미로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 봅니다. 국어사전을 살펴보니 '어리'는 "어떤 명사 앞에 붙어서, 그와 비슷하거나 가까움을 나타내는 말"이라 합니다.
잎에 윤기가 흐르고 물 수면에 떠 있어 수련과 비슷하게 닮았네요. 꽃의 수명은 매우 짧아서 단 하루밖에 되지 않지만 다른 올라오는 꽃봉오리에서 꽃이 피고, 지기를 한동안 반복하여 여름동안 내내 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어리연꽃하면 흰색꽃을 말하며 노란색꽃은 '노란어리연꽃' 또는 '황금어리연꽃'으로 부릅니다. 한여름 7~8월에 꽃잎 가장자리에 잔털들이 돋아있는 매우 독특한 꽃입니다. 이 꽃을 보니 까슬까슬한 손뜨개 수세미가 생각납니다. 반짝이는 잔털이 잔뜩 붙은 수세미용 실을 코바늘로 한코 두코 떠서 예쁜 수세미를 만들어 사용했지요. 그때 떴던 꽃 같습니다.
어리연의 잎을 한방에서는 금은련화(金銀蓮花)라는 약재로 쓰는데, 생진(몸에 소모된 진액을 발생되도록 하여 치료함) 작용이 있어서 갈증을 풀어주고 건위(健胃; 위장을 튼튼하게 함)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022.10.06 - [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 초연당 연못에 핀 평양각시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