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월에 눈 소식이 있어 당황스럽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날씨가 좋습니다.
초연당 정원에는 봄꽃들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하룻밤을 자고 나면 어제 본 아이 옆에 다른 새로운 얼굴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봄은 참으로 설레는 계절 같습니다.
요즘 때가 때인 만큼 야생화와 매화 이야기를 주로 포스팅했습니다.
오늘은 뭔가 다른 주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한옥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우리 초연당은 전통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한옥생활체험관입니다. 초연당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들은 한옥을 무척 신기해합니다. 그들의 눈에 한옥이 이색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너무 아름답고 매우 과학적이다는 평가를 많이 합니다. 특히 안채와 사랑채가 분리되어 있는 것을 특이하게 여긴답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옥의 안채와 사랑채의 쓰임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이해를 돕기 위해 안채와 사랑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봅니다.
한옥에 담긴 유교문화
안채와 사랑채를 얘기하기 전에 우리의 유교문화에 대하여 얘기를 해야겠군요.
한옥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건축양식이지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조선은 유교의 나라입니다. 유교는 예를 무척 중요시하지요. 집을 지을 때에도 예에 맞게 지었답니다. 또한 유교에서는 남자를 여자보다 높게 여겨 우대하며 남녀를 엄격하게 구별했어요. 남존여비(男尊女卑), 남녀유별(男女有別), 남녀부잡좌(男女不雜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 등 남녀를 구별하는 한자성어들이 많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여자와 남자가 머무는 방을 따로 지었답니다. 또 효를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집 내에 사당을 지어 조상을 모시기도 했어요.
그럼 남녀가 구별되어 생활하였던 안채와 사랑채를 이야기해 볼까요.
여자들이 사는 곳! 안의 집 안채
안채는 그 집의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안채와 사랑채 사이 담을 쌓고 중문을 달아 분리하였어요. 안채에는 안방과 건넌방이 있을 테고, 대청마루인 안대청, 부엌 등 다양한 공간이 함께 있습니다.
부엌이 있고 안방이 있다면? 맞아요. 그 집안의 안주인이 사용하는 집입니다.
그 집에서 가장 높은 여자 어른이 안방에서 생활합니다.
할머니나 어머니가 안방 주인이겠지요. 대청마루를 사이에 두고 건너방에 며느리나 딸이 생활한답니다.
혹시 '안방 물림'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며느리가 시집와 어느 시기가 지나면 시어머니는 아랫방이나 별당으로 거처를 옮기고 며느리가 안방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때 곳간 열쇠와 함께 안방을 물려줍니다. 이제부터 며느리는 안채의 모든 살림을 관리해야 하죠.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야만 안방을 물려받기도 한답니다. 잘 사는 양반가의 집에서는 별당을 안채 주변에 지어 혼기 찬 딸이나 며느리, 시어머니가 기거하기도 했답니다.
안채에는 부엌이 안방 옆에 붙어 있습니다. 부엌은 앞마당과 뒷마당을 오갈 수 있도록 통로 역할도 한답니다. 부엌의 특이한 점은 부엌 창입니다. 보통 창문에는 창호지를 발라 바람을 막았는데 부엌의 창은 창호지를 바르지 않은 살창으로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게 해서 부엌 안의 공기를 늘 신선하게 했답니다. 무척 과학적이지요?
안채는 조선시대 유교적 관습이 잘 드러나 있는 곳이에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여인들은 집 안에서 살림만 하고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가르칩니다. 때문에 그 집안의 깊은 곳에 안채를 만들어 외부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대문을 달고 밖으로도 나가지 못하게 하였어요. 조선시대 여인들이 널뛰기와 그네 타기를 통해 담장 밖을 내다보았다는 우픈 이야기도 있잖아요. ㅜㅜ
남편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안채!
안채에는 여자 말고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안채에는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되었지요. 조선 시대에 예절에 따르면 의관을 갖춰 입고 단정한 차림으로 중문 앞에 서서 '에헴!!"하고 헛기침을 두어 번 해서 남편이 들어가겠다고 알린 후 안채에 발을 딛었다고 합니다.
남자들이 사는 집 사랑채
사랑채는 남자들이 생활하는 곳입니다. 사랑채는 소박하고 검소한 안채와 비교했을 때 한옥에서 가장 크고 멋있게 지었답니다. 유교문화의 영향이 잘 드러난 곳이기도 합니다. 남존여비, 남아선호가 엿보이는 공간이지요. 사랑채는 큰 사랑방, 작은 사랑방, 대청마루와 누마루, 정원과 연못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규모가 큰 집에서는 작은 사랑채를 더 지어 아들이 기거하게 하였답니다. 대개는 사랑채 하나에 여러 여분의 방을 만들어 아들들을 지내게 했습니다.
큰 사랑방은 아버지가 쓰는 방입니다. 이곳에는 서안(앉은뱅이 책상), 연상(보조책상), 책들, 먹과 벼루 등 선비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있습니다. 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감마님의 방을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랑 대청마루와 누마루
사랑채에 있는 대청을 사랑 대청이라 부르는데요 사랑 대청에는 손님들을 맞이 하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특별한 가구들을 들이지 않고 한쪽 구석에 사방탁자 정도를 놓았습니다. 안채의 안대청에 뒤주와 수납장 시렁이 있는 것과 비교해 사뭇 대조적입니다.
사랑채에는 다락처럼 높게 마루를 만들었어요. 사랑채 앞에는 정원과 연못을 멋지게 꾸미고 누마루에 손님을 초대해 정원과 연못을 내려다보며 시를 읊고 가야금과 약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했어요. 여름에 누마루에 오르면 위아래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경치를 보며 풍류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겠지요.
지금까지 한옥의 남녀로 구별된 공간들을 살펴보았어요. 몰랐던 사실도 있을 테고, 잘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었을 거예요. 우리 한옥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초연당은 사랑채의 노마루 대신 정원 뒤로 2층 누각 2개를 이어 섬진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강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답니다.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시리즈
「우리가 사는 한옥」 글 이상현 , 그림 김은희
포스팅에 참고해 보려고 도서관에서 몇권의 도서를 대출했는데 이 책은 삽화가 기가막히게 아름다워 포스팅 내용과 관련 있는 삽화를 공유해 보았어요.
동양화를 공부하는 우리집 큰딸아이도 삽화가 예쁘다고 눈을 반짝이네요.
아동도서로 분류된 것이 너무 아까울 만큼 소장하고픈 멋진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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