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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이야기 ⑥ - 양조간장을 왜간장으로 부르는 까닭

초연당웹지기 2021. 3. 18. 21:24
황매실원액

 

발효에 있어서 미생물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입니다.
그 중 우리  전통 발효식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생물은  콩과 전분의 발효에 아스퍼질러스 오리재(Aspergillus oryzae.), 라이조프스균(Rhizopus oryzae), 김치의 바실러스균(Bacillus subtilis)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시판 간장이나, 개량 된장은 황국균만을 사용하여 균일하게 발효시킨 제품입니다.
개량 간장, 개량 된장은 단일균을 사용함으로 발효효율을 높이고 맛을 균일하게 제어하는데 유리하여 산업화하는데 우수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전통된장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균류들이 스스로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발효과정을 거치므로써 깊은 맛을 내고 지역에 따라 독특한 맛을 내게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같은 현대시대는 도시화되면서 우리 주변은 이제 더이상 예전의 미생물 생태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옛날의 장맛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쩌면 산 깊은 시골이 아니고서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 왜간장 만드는 알메주와 황국균

 

일본의 국균 ‘황국균’

현미경으로 본 황국균(Aspergillus Oryzae)
현미경으로 본 Aspergillus oryzae(황국균)의 모습, 출처 - microbewiki

황국균, 아스퍼질러스 오리재(Aspergillus Oryzae),  이 균은 일본에서 국균(國菌)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토호쿠대학의 이치시마 교수는 2006년 일본발효학회 이 균을 국균(national fungus)으로 칭하면서,  일본 사케의 발효, 미소(miso)와 낫또 등 수많은 일본전통식품을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균은 일본의 발효산업의 근간이 되는 균으로 일본발효산업에는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발효 산업화는 일제시대의 적산물자에 의해 시작되었는 데, 그때 일본에서 국균으로 불리는 황국균도 함께 넘어왔습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간장을 왜간장이라 불렀는데, 그 왜간장이 이 균을 이용해서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간장도 일본의 기꼬만 간장과 유사한 맛을 내는 데, 그것은 발효에 사용하는 발효균이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막걸리를 만들 때도 이 일본의 국균을 사용합니다. 일본의 국균을 사용하면서 막걸리를 한국 전통주라고 할 수 있는냐라고 따지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양조장에서 이 황국균을 사용하고 있으니 이러한 항변이 먹힐리는 없습니다.

 

 

♣ 일본 ‘발효곰팡이 식민지’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일본의 황국균과 같은 단일균을 종국으로 사용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우리의 전통누룩은 다양한 균들이 혼합되어 복잡한 생태계를 이루는데, 다양한 미생물 작용에 의해 깊은 맛을 낼 수는 있지만 발효 효율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고, 맛을 제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내 양조장은 단일화균을 사용해  발효식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나라 토종 종국을 배양해 사용하면 될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국내 종국회사에서는 일본에서 수입해 온 종국은 배양해서 국내에 유통시키고 있지만 고초균같은 토종균은 배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점이 안타깝습니다. ㅠ.ㅠ

이렇듯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통 발효식품이라 불리는 음식들이 대부분은 일본의 황국균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알지 못합니다. 우리 전통음식에 일본 국균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좀 못마땅하답니다.

일본은 그들만의 발효공정과 황국균을 국균으로 지정해 세계에 일본만의 고유한 장 맛을 각인시켰습니다. 일본은 패전 이후에도 황국균을 계속 연구하고 개량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이 남기고 간 황국균을 여전히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양조방식을 따라 했을 뿐, 우리 만의 새로운 비법을 만드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 맛의 ‘식민지는 어쩌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에 반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왜간장을 ‘양조간장’ 이라고 부르는 까닭

 

양조(釀造)의 의미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을 이용하여 술이나 간장, 식초 등을 담가서 만드는 일을 말합니다.

양조간장은 왜간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우리의 전통 재래식 조선간장은 양조간장이 아닐까요?
결론은 우리 재래식 간장도 미생물을 이용한 양조간장이 맞습니다. 단지 일본식 왜간장과 구분을 짓기 위해 다른 명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헷갈릴 수 있는데,  간장을 분류할 때 양조간장에는 조선간장(재래식)과 왜간장(개량식)으로 나뉘는데, 이는 분류체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전통방식대로 오로지 콩을 주원료로 메주를 쑤어 볏짚(지푸라기)으로 고초균을 배양하여 간장을 담그면 재래식 한식간장, 콩과 맥아분, 균을 첨가하여 개량 메주를 쑤어 간장을 담그면 개량 한식간장이라고 부릅니다.  일본강점기 때는 조선간장으로 칭했고 현대에는 조선간장과 더불어 한식간장,  재래식간장, 국간장 모두 우리전통 간장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반면 일본 왜간장은 콩과 곡류, 누룩균 을 배양하여  메주모양으로 성형하지 않고 알메주로 간장을 얻는 방식입니다.

사실 개량한식간장은 일본 개량간장과 같은 방식으로 균과 전분을 첨가하여 배양하므로 개량간장, 왜간장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전통간장이라며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화 간장들은 개량한식간장으로 왜간장의 맛을 내고 있습니다. 

 

♣ 다시 찾아야할 ‘우리의 맛, 장’

현재는 종영되어 다시 보기 힘든 영상인데,  위에서 언급한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 한편을 소개하려합니다.
오래전 방영되었던 OBS 스페셜 『다시 찾아야할 우리의 맛, 장』
<1부 - 아주 오래된 맛의 비밀 / 2부 - 발효곰팡이의 식민지> 中 2부를  올렸습니다.  함께 보시고 우리의 맛에 대해 깊이 고찰을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비슷한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동아시아의 음식들.
그 중에서도 우리 한식을 가장 한식답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장(醬)’이다.

소중한 민족의 식문화 자원으로 평가할만한 발효문화의 정수, 우리 장(醬)!

그 고유한 맛의 뿌리를 찾아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제자리를 찾아주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 OBS 스페셜 『다시 찾아야할 우리의 맛, 장』-

 

게시: 순창 전통생활체험관 초연당 2021년 3월 19일 토요일

 

아래는 영상 캡쳐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