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가장 한국적인것이 세계적인 것! 우리것은 소중합니다. 아름답고 우수한 전통한옥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입니다.

지친 현대인의 휠링 장소 전통한옥생활체험 초연당! 자세히보기

초연당/전통 체험 & 문화행사

순창 곶감 말리는 집 한옥 초연당

초연당웹지기 2022. 10. 28. 22:11
황매실원액

 

시골에는 집집마다 집 안팎으로 감나무가 많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하여 곶감 만들기 딱 좋은 시기입니다.
우리 초연당에는 올해 감이 풍년입니다. 홍시가 되기 전에 서둘러 감을 수확해할 것 같습니다.
감은 눈과 서리를 맞아야 껍질이 얇아지고 당도가 오른다고 합니다. 서리 맞은 홍시는 속이 보일만큼 껍질이 투명해지고 달콤하기 때문에 아이스 홍시로 얼리면 겨울 저녁 간식거리로 그만입니다.
요즘 같지 않던 시절에는 긴 저녁 시간 마땅히 먹을만한 간식거리가 많지 않았어요. 홍시, 곶감, 감말랭이, 고구마말랭이 등 요런 먹거리로 궁금한 입을 달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초연당 회춘당 뒤안쪽 처마 아래에 매달아 곶감 말리는 중


감은 일상생활에서 양면으로 사용됩니다. 우는 아이도 곶감을 주면 울음을 그칠 만큼 우리 민족 국민 간식이였지요. 반면 덜 익은 땡감은 떨떠름하다는 표현으로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땡감 씹은 얼굴'등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 게으른 사람을 두고 '감나무 아래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등의 말도 있습니다.

초연당 옥호루 처마에 매달린 곶감

곶감 하면 상주가 떠오릅니다.

상주는 감 재배와 곶감 제조를 위한 최적의 기후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상주는 토양조건과 11월~12월 평균기온과 강수량, 상대습도가 낮아 곶감 건조에 좋은 환경이라고 합니다. 상주의 농부들은 튼실한 고욤나무 묘목에 우량한 상주둥시 접수를 접목하여 최적의 감을 생산하였고, 오랫동안 축적된 그들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품질 좋은 곶감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감을 깎아 처마 밑에 매달고 바람과 습도를 고려하여 말리기를 반복해야 하는 고단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곶감은 제사상에 올리는 중요한 제물이 되었고 끼니를 때우거나 겨울철 영양식으로 이용되면서 전통식문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한국민속대백과서전)

곶감 발이 쳐져 있는 것 같은 모습

감 수확

감의 수확 시기는 보통 10월 하순에서 11월 초순에 합니다.
상강이 지났으니 첫서리가 내리겠지요? 서리를 맞으면 감의 당도는 높아지지만 빨리 숙성되므로 새들이 부리로 콕콕 찍어 먹기 좋게 몰캉몰캉해 지므로 새들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다면 11월 초순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대봉 수확시기는
한로와 상강 사이가 적당

농촌은 가을이 제일 바쁜 듯합니다. 벼 추수와 더불어 대추와 밤을 수확 후 감을 수확하는데 껍질을 잘 깎아서 곶감으로 말리거나 얇게 썰어 감말랭이, 감식초등을 담기도 합니다.

감의 무게를 지탱하기 버거운지 대나무가 휘었다


곶감 만들기

감을 수확하는 중
흠집이 있는 감과 홍시를 분리해 놓았다
지게 지고 가는 초연당 대표 김관중 당주

1. 감 수확

곶감용 감은 단감보다는 떫은 땡감을 사용하며 70~80% 정도 익은 상태의 감을 많이 사용합니다. 약간 더 익은 감을 사용해 만들면 단단하지 않으니 껍질을 깎는 일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이 익은 감을 사용하면 건조 후에 생기는 흰 가루가 더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초연당에서는 감을 깎는 기계를 구입했는데 일반 감자 깎는 칼로 껍질을 얇게 벗길 수도 있다하니 참고하세요.

감 박피 중
감 꼭지 손질하고 있는 두 서여사님

2. 감 박피하기

꼭지를 깨끗하게 손질한 후 감을 깎을 때 손상을 입으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철의 접촉을 피해야 흑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나무칼, 스테인리스 칼을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자동 박피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가정에서는 과도나 감자 깎는 칼을 이용해도 좋을 듯합니다.
꼭지는 파내지 말고 지저분한 부분만 손질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 실로 엮을 때에도 불편하기 때문에 T자 모양으로 꼭지를 남겨두면 매달 때 훨씬 수월하겠지요.

박피된 감을 매달고 있는 작업을 하는 서여사님들
처마 밑으로 이동 중

3. 살균처리

껍질을 벗긴 감은 과육 내 탄닌 등의 폴리페놀 물질이 건조 중에 산화되어 흑변 하므로 변색을 막고 곰팡이의 번식을 막기 위하여 유황훈증을 실시합니다. 유황을 태울 때 발생하는 아황산가스가 감 표면의 수분에 흡수되어 환원성이 강한 유황수가 되어 효과가 나타납니다. 비닐 등으로 밀폐시킨 훈증실 1㎥ 원료 100kg 유황 10~20g을 15~20분 훈증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지나친 유황훈증은 탈색을 유발할 수 있으며 유황의 사용은 식품첨가물 법규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조과실의 경우 식품 중 잔류하는 이산화황은 건조과실 1kg당 2g 이상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훈증으로 살균하는 방법 외에도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살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이 방법은 건조가 조금 더 빠르다고 합니다.

처마 밑에 곶감을 건조하기 위해 걸쇠 작업 중
처마 밑에 곶감

4. 건조하기

건조는 예나 지금이나 햇볕과 바람을 이용하여 숙성시키는 천일건조방식을 사용합니다. 곶감의 품질은 곶감을 건조하는 기술에 따라 좌우됩니다. 습도가 높으면 곰팡이가 피게 되고 반대로 바람이 너무 잘 통하면 속 건조되어 표면이 두껍고 거칠어져 숙성이 제대로 안된다고 합니다.
감의 수분이 1/3 정도 건조(약 2주)가 되면 핀셋이나, 과도 등 작은 칼을 이용해 씨를 빼내고 다시 건조를 시킵니다. 약 3주 정도 지나 속이 말랑말랑하고 겉은 쫄깃한 곶감이 만들어집니다. 환경에 따라 건조 기간의 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천일건조는 기후에 따라 품질의 편차가 심하고 주변 환경이 먼지 등이 날리지 않는 깨끗한 장소를 필요로 합니다.
인공건조는 기상에는 영향을 받지 않으나 온도를 고온으로 하여 급속히 건조하면 감 표면이 주름이 쉽게 펴지지 않아 품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감이 충분하게 호흡작용이 되지 않아 떫은맛이 남게 됩니다.
요즘은 건조기나, 제습기, 히터 등을 사용해 건조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자연스러운 천일건조가 단맛도 더하고 색도 이쁘게 말려지는 것 같습니다.

건조 정도

곶감의 수분 함량에 따라 크게 구분하면 수분 45~50%의 물성이 연한 반건시, 35% 내외인 건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일건조의 경우 반건시 소요 기간은 16~20일 소요되며, 건시 제조 기간은 30~35일 정도 소요됩니다. 농가에서 대량으로 열성 건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천일건조가 훨씬 품질이 우수하며 색 또한 좋아 상품성이 더 좋습니다.

5. 백분 발생

곶감은 건조 말기에 표면에 백분이 발생하는데 이것은 포도당과 과당이 6:1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백분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되었거나 덜 발생하는 경우는 좋은 품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적당히 곶감의 색상이 드러나는 것이 고품질 곶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건시의 경우는 저장 중에 백분이 발생하는데 0~5℃의 저온저장에서 쉽게 발생되며 그 입자도 크다고 합니다.
표면이 다 마르고 나면, 곶감의 모양을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 짚으로 2~3일 덮어 두었다가, 찬바람을 맞히면 흰 분이 잘 생깁니다.

6. 저장

곶감은 상온 저장하면 안 되는 식품입니다. 반드시 냉동보관을 해야 하며 먹을 때에는 미리 해동을 한 후에 먹어야 합니다.

곶감과 호박을 넣어 만든 마구설기떡 [출처:집밥 종갓집 며느리 유튜브영상 캡쳐]

감 먹거리

예전에는 감 껍질도 버리지 않고 잘 말려서 떡을 해 먹었습니다.
소금과 설탕을 뿌리고 밀가루에 버무린 후 푹 찌면 감껍질버무리가 만들어졌어요.
잘 익은 홍시를 으깨고 쌀가루를 넣어 홍시죽으로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상처 입은 얇게 썰거나 잘게 잘라서 말려 감말랭이를 만들어 먹었지요. 감또개라고도 부른답니다.

감자칼을 이용해 감 껍질을 벗기면 앏게 벗길 수 있다
약간 두껍게 썰어 만든 감말랭이 자연 건조 중
1.5 두께로 썰어 건조기를 이용해 실내에서 말린 감말랭이

어린 시절 곶감은 아버지와 오빠들의 몫이었고, 동생들은 만만한 감또개나 먹어야 했지요. 그래도 감또개는 넉넉히 만들어 두어 긴 겨울 동생들의 먹성 좋은 입을 즐겁게 해 줬어요. 이것마저 다 먹고 없을 때에는 안쪽이 하얀 분이 생긴 껍질도 아쉬운 대로 간식거리가 되던 시절이었답니다.

주홍빛으로 물든 초연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