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가장 한국적인것이 세계적인 것! 우리것은 소중합니다. 아름답고 우수한 전통한옥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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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미나리, 꽃잔디 겨울의 모진 혹한을 견디고 꽃을 피우다

초연당웹지기 2022. 2. 26. 17:59
황매실원액

 

2월 25일 순창 유등면의 아침 기온은 영하 8도

이런 기온에도 꽃잔디에 꽃은 말짱합니다. 변산바람꽃도 꽃잎을 오므리고 복수초와 노루귀도 오름 짓을 잠시 멈추었는데... 역시 잔디는 최강의 생명력을 보입니다.

오늘은 시절을 잊은 꽃잔디 꽃 소식을 올립니다.
하긴 잔디밭에서 뛰어놀아도 공차며 땅을 헤쳐 놓아도 금세 빵구난 자리가 메워지지요. 광주 대도시의 도로가는 유난히 꽃잔디 천지입니다. 딱히 어디다고 지목할 필요도 없이 때가 되면 도로가 지천이 핑크빛으로 뒤덮이지요. 분홍색 천지가 되면 그 자리에 한참을 머물고 싶어 진답니다.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 있는 꽃잔디

 

이런 추운 날씨에도 색은 바랬을 만정 굳건하게 자태를 유지하며 꽃 잎을 열고 있는 꽃잔디의 강인함에 할 말을 잃습니다. 조금 힘들면 본인의 능력이나 노력을 헤아리기보다는 주변의 환경 탓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세상에 불만이 많고 자신의 실패를 주변 탓으로 돌리는 부류의 사람들은 시련이 두려워 쉽게 포기를 잘하는 사람들입니다. '온실 속의 화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온실에서 키운 꽃들은 연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온실을 벗어나면 이 연약한 꽃은 금방 시들고 말지요. 하지만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나고 자란 풀꽃은 어떨까요? 본인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혹독한 주변의 환경에 적응하며 꽃을 피웁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요즘 동계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올림픽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저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역경, 좌절을 맛보았을까요. 선수들이 이뤄낸 기록을 초월하기 위해 수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하며 자신과 싸웠을 그들의 고뇌와 끈기, 인내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지요. 이 꽃잔디 역시 한파를 이겨내고 굳건하게 연약한 꽃잎을 활짝 열고 홀로 외로이 버티고 있는 모습에 짠한 감동이 옵니다.

이 혹한에 저리도 꽃잎을 당당하게 펴고 피어 있는 꽃잔디를 보고 있노라니 경외심이 듭니다. 눈 속에 피는 변산바람꽃이나 복수초도 추위에 오므라드는데 추위를 뚫고 이 꽃만이 고고하게 피어 결코 작은 꽃이라 할 수가 없네요.

 

한겨울 엄동설한에 핀 꽃잔디, 삼지닥나무 (tistory.com)

 

한겨울 엄동설한에 핀 꽃잔디, 삼지닥나무

이 삼동에도 꽃잔디 꽃이 홀로 남아 있습니다. 반가워해야 할 일인지 아니면 걱정을 크게 해야 할 일인지 엉겅퀴처럼 이렇게 되어야 자연일텐데 마지막 두 송이가 엄동설한을 버티고 있는 모습

choyeondang.tistory.com


 

겨울을 이겨 낸 또 다른 생명력이 있습니다. 잿빛 정원에 단연 덧보이는 푸른 빛깔의 미나리를 소개합니다.
옥호루 정자 아래 흐르는 도랑에 미나리 무더기가 한겨울의 한파를 이겨내고 푸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수십 번을 얼고 녹고를 반복하면서도 이 미나리는 버젓이 초록색을 띠며 살아남았네요.


미나리는 극강의 생존력을 자랑하는 녀석들입니다. 오죽하면 미나리 키우는 곳을 미나리 밭이라고 부르지 않고 미나리깡이라고 할까요. 물론 국어사전에는 '미나리꽝'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미나리를 키우는 논이라는 뜻입니다.

윤여정씨 주연 미나리 영화가 생각납니다. 미나리는 극중 순자가 말했던 것 처럼 어디서든 잘 자라고 다양한 음식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독특한 향을 가진 채소입니다. 영화 속에서 미나리는 수많은 한인 이민자들을 뜻합니다. 아무리 힘든 일을 겪더라도 결국 미국땅에 뿌리를 내리고 적응하며 살게 되는 생명력 강한 민족임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초연당에는 옥호루와 무량정이라는 두 개의 누각이 있고 옥호루 아래 연못이 있습니다. 그 연못으로 흘러가는 물골과 온실로 흘러가는 물골에 미나리가 살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미나리는 생존력이 강하고 모습이 어여쁘다고는 할 수 없어 많은 이들에게 외면의 대상이 되지만 우리 옥호루 아래 석수는 이를 들어내고 눈을 부라리며 미나리를 지키고 있네요. ㅎㅎㅎ

석수의 비호를 받고 자라고 있는 미나리

햇볕이 잘 들어 얼어붙은 도랑 물이 녹아 흘러내립니다. 미나리 덤불 아래 많은 개울 생명들이 숨 쉬고 있지요. 새우, 우렁이, 달팽이, 아주 작은 물고기들도 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보이지만 사진에는 담지 않았습니다.

 

초록 빛깔이 2월이 무색합니다. 입춘과 우수가 지나긴 하였지만 여전히 2월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영하권의 기온을 보이는 날이 많습니다. 눈도 쌓이는 날이 제법 있고요.  곧 경칩이 오면 개구리도 겨울잠을 그만 자고 깨어나 이 도랑에서 미나리 사이에 알을 낳겠지요. 곧 밤에는 개구리 노랫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기도 하겠네요.

이 도랑 물은 초연당 뒷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자연수랍니다.
무량정 아래 쌍둥이 개구리 석조 입을 통해 나오는 자연수는 옥호루 연못과 온실로 흘러 나갑니다. 겨울의 삭막한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마르고 시들고 바닥에 나뒹구는 잎사귀들이 겨울의 혹독함을 실감하게 합니다. 춘분이 한 달도 남지 않았네요. 금방 봄이 와 여기저기 푸른 싹으로 세상이 금세 환해지겠지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질간질 설렙니다. ^^

춘분이 오기 전 날씨가 풀리거든 흙을 살피고 정원 손질도 하며 초연당 식구들 많이 분주해 지겠네요.

꽁꽁 얼어 붙은 옥호루 앞 연못

바로 위 사진은 최근까지 한겨울 추위 속 옥호루 앞 연못은 두께 가늠이 어려울 만큼 두꺼운 얼음이 얼려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두꺼운 얼음이 녹아 졸졸 흐리고 있어 한결 다가오는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모진 환경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꽃잔디와 푸르름을 잊지 않는 미나리의 강인함에 자연의 위대함느낍니다.

 

올챙이, 민물새우, 토종 우렁이 초연당 연못 또랑에 살고 있는 수중 생물들 (tistory.com)

 

올챙이, 민물새우, 토종 우렁이 초연당 연못 또랑에 살고 있는 수중 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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