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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정열의 여름꽃 능소화 고목나무 위에 피다

초연당웹지기 2023. 6. 28. 19:49
황매실원액

 

우리 초연당 2층누각 옥호루 옆 고목 서어나무에 능소화가 제철입니다.

인동초 위로 한참을 올라 "세상 사람들 나 좀 보시오"하고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습니다.

과연 꽃말과 같은 정열이 넘칩니다. 막 동해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 빛을 닮았습니다. 
능소화는 동양적인 분위기때문에 우리 한옥과도 정말 잘 어울리는 꽃입니다. 
여름에 꽃이 피기시작해 가을까지 붉은 꽃을 피웁니다.

나무를 감고 올라서는 능소화
덩굴나무에 핀 능소화
고택과 잘 어울리는 능소화

능소화는 덩굴나무로 다른 물체를 휘어 감고 올라가며 사는 나무입니다. 근래 북촌 고택 기와담장 위에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보았습니다. 벽과 담을 담쟁이처럼 기어오르며 붉은 꽃을 늘어 트리며 피는 멋이 참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합니다. 
우리 초연당 키가 큰 서어나무 위를 능소화가 타고 올라가 서어나무 키에 달하겠습니다. 그래서 능소인가봅니다.

능소화 꽃은 활짝 핀 상태 그대로 떨어집니다. 땅에 떨어진 꽃마저도 붉고 화사함을 그대로 간직한 시들지 않은 꽃입니다. 마치 동백꽃처럼 말이지요.

활짝핀 꽃송이 채로 낙화하는 능소화

능소화는 이름 해석이 참 재밌습니다.
능소화(凌霄花)라는 이름을 한자로 풀어보면 '능할 能, 하늘 霄, 꽃 花'이며, '하늘을 능가하는 꽃', 사전적 의미로보면 하늘을 찌르는 꽃으로 해석됩니다. 옛날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나무로 매우 고상한 꽃으로 인식되어 양반들이 이 꽃을 많이 좋아해  '양반꽃'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신분사회에서는 양반의 마당에 심어졌고, 평민들은 함부로 심지 못했던 나무였다지요.

수장만큼 자라는 능소덩굴
하늘 향해 자라는 능소화 덩굴
고목나무에 마치 꽃이 핀 듯한 착각을 불러옴. 태양을 닮은 정열의 능소화

능소화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동일한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은 능소만(凌霄蔓)으로 덩굴이라는 의미로 '덩굴 만(蔓)을 붙여 부르고 있기도 합니다.

한때,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 있다는 위험한 꽃으로 오해를 받았는데요. 연구결과 관상수로 심고 길러도 무난한 나무로 밝혀졌습니다.

주택 철문을 감고 있는 능소화 덩굴
막 개화가 시작된 능소화
6월말 중부지방 개화가 시작된 능소화
도심 속 주택가 골목길 담장 위 능소화꽃
낙화한 능소화 꽃송이

 

 


 

이응태 부인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능소화는 문학에서도 좋은 소재로 많이 등장합니다.
조두진작의 소설 『능소화』 

능소화 곱게 피던 날 만나,
그 꽃이 만발하던 어느 여름날
이별 한 ‘응태와 여늬’

시공을 초월한 사랑은
400년이 훨씬 지난 오늘,
낙화 순간에도 시들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체로
지는 꽃,
능소화로 환생했다


조두진 작가 소설 능소화


소설 『능소화』는 다홍빛깔 능소화를 수채화로 그려 넣은 책 표지가 굉장히 예뻐서 소장 욕구를 부추깁니다. 이 소설은 1998년 경북 안동의 한 무덤에서 미라와 함께 발견된 편지의 내용을 모티브로 하여 쓰였습니다.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편지와 미투리 짚신 한 켤레가 함께 발견되었는데요. 발굴 당시 매우 놀라운 점은 무덤 안에 있는 다른 가족의 편지는 심하게 훼손되었지만 아내의 편지는 원상태 그대로 유지된 채 발견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녀의 속절없는 그리움과 애틋함은 시신과 함께 썩지 않고 400년 세월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소설은 아픈 남편을 떠나보내는 안타깝고도 절절한 임산부 아내 '원이 엄마의 애틋한 사랑 편지'를 토대로 쓰인 슬픈 사랑이야기입니다. 400년 전의 편지 속에 아로새겨진 조선 사대부가의 여늬와 응태의 불멸의 사랑. 실존인물을 토대로 실화 같은 아름답고 슬픈 능소화 이야기는 책끝을접다 유튜브 채널에서 북트레일러로 미리 감상해 보실 수 있습니다. 소설 외에도 오페라, 영화, 국악으로도 공연되었다고 합니다.

 

2022.09.23 - [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 고즈넉한 한옥과 잘 어울리는 꽃 능소화

 

고즈넉한 한옥과 잘 어울리는 꽃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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