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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오천년 정원이야기

추억의 보리수나무 꽃 / 포리똥 꽃, 파리똥 꽃

초연당웹지기 2022. 4. 28. 22:19
황매실원액

 

포리똥을 아시나요?

웬만한 시골 태생이라면 어릴 적 포리똥을 맛나게 먹고 자랐을 것입니다. 포리똥(?) 이름이 정감 있게 느껴지지요?

우리 초연당에 이 포리똥 나무에 연노란 꽃이 피었습니다. 

오늘은 이 정감있는 포리똥나무를 소개해 보려합니다.

포리똥이라는 이 나무는 사실 진짜 이름은 '보리수나무'입니다.

초연당 오천년정원에 핀 보리수나무 꽃

보리수나무 이름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는 우리나라 산비탈과 들의 풀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나무입니다. 숲의 가장자리 계곡 주변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빨간 열매가 가을에 열리는데 씨앗이 보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영명은 'Autumn Elaeagnus'으로 불립니다.
그럼 '포리똥'은 어디서 나온 이름일까요? ㅋㅋ
'포리'라는 말은 파리의 전라도 사투리입니다. 열매의 검은 반점이 파리가 똥을 싸 놓은 모양 같다고 해서 '포리똥'이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정말 재밌는 이름이지요? ㅎㅎㅎ
또 다른 설은 보리가 익어갈 무렵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하여 보리수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잎에 따른 보리수나무

보리수나무는 3~4m가량 자라는 낙엽 지는 활엽 떨기나무입니다. 잎이 좀 독특한데요. 타원형의 잎 뒷면은 은백색 인모가 돋아나 있습니다. 이 나무는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지는 낙엽성 나무입니다. 잎이 지지 않는 상록성 보리수나무도 있는데 특이하게도 가을에 꽃을 피우고 이듬해 봄에 열매가 익습니다. 잎의 색에 따라 잎 뒷면이 하얀 쌀밥 같은 흰색이면 보리밥나무, 뒷면이 된장처럼 갈색빛이면 보리장나무라고 부릅니다. 이 늘푸른 상록성 보리수나무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제주도에 주로 서식합니다.

토종 보리수나무 / 출처 eggert-baumschulen

 

토종과 개량종의 차이

보리수 개화시기는 4월하순~6월에 피는데 토종 보리수나무 꽃은 처음에는 흰꽃으로 피었다가 점점 연노랑색으로 변합니다. 열매는 7~9월 가을 즈음에 빨갛게 익는데 모양은 둥근 앵두처럼 생겼고 겉면에 은색 작은 흰점박이 점점이 붙어 있습니다. 왕보리수는 개량종으로 꽃의 색상은 처음부터 연노랑으로 핍니다. 열매의 모양이 길쭉한 타원형이며 토종보다 더 큰 편입니다. 산기슭에서 만나는 야생 보리수나무는 거의 토종 보리수나무일 것입니다. 그런데 집안에 심어져 있거나 정원수나 조경수는 왕보리수나무가 대세입니다. 우리가 흔히 따 먹었던 열매는 왕보리수나무 열매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일본이 원산지 뜰보리수나무

우리 초연당에는 토종나무를 식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어쩌다 보면 간혹 개량종이 식재된 경우를 발견하곤 합니다. 초연당에 식재된 보리수는 개량종인 왕보리수입니다.

 

인도보리수 / 출처 Pl@ntnet(identify.plantnet.org)

 

보리수나무= ? 인도보리수, 린덴바움, 보리자나무

보리수라는 이름을 들으면 반응들이 다양합니다.  어릴 적 추억의 보리수 열매, 불자들에겐 성스러운 나무, 슈베리트의 겨울나그네 가사에서 나오는 보리수...... 여러 보리수들을 떠올리거예요.

흔히들 보리수 하면 이 나무 밑에서 부처님께서 득도했다 하여 신성시되는 나무로 알고들 있지요. 그런데 그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인도보리수는 우리가 흔히 집에서 기르는 새콤달콤 점이 알알이 박혀있는 빨간 열매의 보리수나무와 전혀 다른 나무입니다.
인도의 더운 열대기후에서 자라는 보리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자랄 수 없는 나무입니다. 불교의 보리수는 우리와 기후가 맞지 않아 겨울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식물원이나 온실에서만 자랄 수 있는 나무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님 보리수(Ficus relifiosa)는 뽕나무과 큰 키 상록 활엽수입니다. 고무나무처럼 잎이 두껍고 넓은데다 무려 30m까지 자라는 키가 큰 나무로 인도에서는 아주 흔한 나무라고 합니다. 이 보리수는 불교의 범어 '깨닭음을 준다'의 뜻으로 산스크리트어의  'Bodhidruama(보디드라마)' 또는 간단하게 'Bodhi(보디)'라 합니다. 불교는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파되었는데요. 보디나무를 한자 '菩提樹(보제수)'로 우리나라에 전하면서 음역 과정에서 보리수로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자로 쓸 때는 '보제'로 쓰고, 소리 내 읽을 때는 어감이 좋지 않으니 '보리'로 읽어야 합니다. 에휴~ 혼란스럽네요. 

유럽의 가로수로 많이 심는 린덴바움

 

이밖에도 잘못 번역한 오역으로 혼란을 주는 다른 사례가 또 있습니다. 바로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나그네의 1번째 곡 '데어 린덴바움(Der Linenbaum)입니다.
Am Brunnen vor dem Thore Da steht ein Lindenbaum '성문 앞 우물가에 보리수가 서 있네'로 번역을 했는데요. 왜 보리수로 번역을 했을까요? 린덴바움은 유럽의 피나무 종류입니다. 영어로 피나무는 린덴(linden), 라임(lime) 등으로 부릅니다. 학명으로 풀어보면 Tilia Europaea(틸리아 유로파이아)입니다. 유럽피나무라는 뜻이지요. 독일의 린덴바움은 독일을 상징하는 숭배의 대상이 되는 신성한 나무입니다. 아마 번역할 때 신성시되는 숭배의 나무와 의미가 통하는 보리수로 번역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혼란에 혼란을 주는......ㅜㅜ 번역은 정말 신중해야겠네요. 

보리자나무 /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아~! 또 보리수로 불리는 나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찰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보리수나무는 사실은 인도보리수가 아니라고 합니다.
인도보리수가 자라지 못하는 중국 사찰에서 꿩 대신 닭이라고 월동이 가능하면서 잎과 크기가 비슷한 피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를 보리수나무라고 부르며 사찰 주변에 심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풍습이 우리나라로 그대로 들어왔는데 우리에게는 이미 보리수나무 이름을 사용하는 나무가 있으니 보리자나무라 부르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보리자나무나 찰피나무의 열매를 꿰어 염주를 만들어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석이조네요.

여기까지 보리수나무가 아닌데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다른 나무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보리수나무의 특징

전국의 1,200m 이하 산지에 자생하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인도 등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병충해에 강하며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여 기르기 쉬운 작물입니다. 식재한 첫해에는 세력이 다소 약하여 열매가 적지만 다음 해부터는 성장이 왕성하여 많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꽃에는 정유 성분과 은은한 향기가 매우 좋아 꽃차로 달여 마시기도 하며 향료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추위에 강한 나무로 어디서든 노지 월동이 가능하며, 공해에도 강하고 건조해도 잘 자란답니다. 그래서 전원주택 정원수나 공원에 조경수로 많이 심습니다.

 

보리수 열매는 앵두와 더불어 어릴 적 먹는 것이 귀하던 가난한 시절에 간식거리로 한 몫 했지요. 시큼 떫으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이 참 맛났었지요. 친구랑 함께 툇마루에 걸터앉아 멀리 씨앗 뱉기 놀이하며 먹었던 추억의 보리수가 떠오릅니다. 오늘은 그 옛 친구에게 전화 한 통 걸어봐야겠어요. ㅎㅎ

 


아래는 6월 보리수가 익어 갈 때 포스팅한 내용입니다.

초연당 정원이야기 - 단정화, 꽃창포, 보리수나무 (tistory.com)

 

초연당 정원이야기 - 단정화, 꽃창포, 보리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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