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전통한옥생활체험관 초연당

가장 한국적인것이 세계적인 것! 우리것은 소중합니다. 아름답고 우수한 전통한옥은 지키고 보호해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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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기와 지붕의 곡선에 숨어 있는 건축 비밀

초연당웹지기 2021. 12. 31. 23:34
황매실원액

 

 

짙은 안개 출근길

 

순창 섬진강 가는 자주 안개가 피고 비와 눈도 많이 오는 지형을 갖고 있습니다.

사진으로는 시야가 좀 있어 보이나 실제로는 시속 30km을 넘기기 어려웠답니다. 안갯속을 달리는 출근길이 운치스러울 것 같지만 실제로 매일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음......
파리의 택시운전사가 아니니 생업과는 별개로 큰 관계가 없지만....
스티븐킹의 '미스트'가 연상됩니다. 저 안갯속에서 뭔가 팍~! 미지의 정체불명 괴생명체가 튕겨 나올 것 같은 호러 분위기입니다. ㅎㅎ

전설의 고향이 떠오르는 호러분위기 초연당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비가오면 한옥의 기와지붕은 기름칠을 한 것처럼 반들반들 윤이 나죠.

길상당이 가진 뜻처럼 만사형통 여의길상을 기원합니다.

빗물에 반질반질 윤기나는 기와지붕

 

한국의 한옥 기와지붕은 왜 곡선일까?

 

오늘 기와지붕을 자세히 보니 자연스럽게 휘어진 모습이 마치 미녀가 호선을 그리며 빙그레 미소짓는 입술 모양 같습니다.
어쩌면 한옥의 미는 자연스러움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곡선이 정말 자연스럽지 않으세요?

 

그런데 왜 우리 전통한옥 기와 지붕은 곡선일까?
용마루, 처마, 추녀 기왓장 모두가 곡선일까?

 

단지 아름답게 보이기위함만은 아닌 것 같은데 뭔가 건축의 비밀이 숨어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웹사이트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처마

우리 한옥은 목조건물입니다. 비가 와 빗물이 기와에 스며들면 목조 건물이 썩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함입니다. 빗물이 기와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여 빨리 흘러 내려가게 한다면 빗물로부터 목조건물을 지킬 수 있겠지요. 이것은 사이클로이드 최단강하곡선의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곡선 모양으로 설계하게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이클로이드는 '등시곡선'과'최단강하곡선'이라는  두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성질이 한옥의 기와지붕의 곡선을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등시곡선 이론은 중력의 영향으로 물체가 곡선의 가장 낮은 곳으로 마찰없이 떨어진다고 할 때 곡선 위의 어떤 위치에서 물체를 굴려도 가장 낮은 곳까지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모두 같다는 성질입니다. 이런 성질은 유일하게 사이클로이드 곡선에서만 나타난다고 합니다.
최단강하곡선이론은 한옥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성질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체가 아래로 떨어질 때 걸리는 최단시간의 곡선을 말합니다.  최단 낙하 거리는 직선 일 것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직선보다 부드러운 호선의 곡선이 더 빠르게 하강합니다. 이 곡선을 최단강하곡선이라고 하는데 각 지점에서 중력가속도가 줄어드는 정도가 직선보다 작기 때문에 가속도가 붙어 점점 빨라져 도착 지점이 빨리 도달하게 됩니다.  영상을 보시면 좀 더 빨리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소라TV의 실험 영상을 공유해 보았어요.

소라TV 사이클로이드 성질실험1(최단강하곡선)

가장 단거리가 가장 빨리 도착하는 것만은 아니였네요. 해답은 가속력에 있었네요.
위의 실험처럼 여러 가지 모양의 곡선과 직선 위에 구슬을 굴려 떨어 트릴 때 사이클로이드 곡선에 구르는 구슬이 직선보다 더 빠르게 도달점에 이른 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기와는 상당히 비쌌기 때문에 일반 농민들은 초가지붕을 지어 살았고 양반이나 왕족들이 대부분 기와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이런 값비싼 기와를 보호하고 오랫동안 쓸 수 있게 건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였을 거예요. 
우리 전통 한옥의 기와지붕의 부드러운 곡선은 미적으로도 매우 아름답지만 사실은 빗물을 빨리 흘려 보내 지붕의 수명을 더 길게 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였네요.

 

오호~! 지붕의 곡선에 이런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 있을줄이야 미처 몰랐네요. 

 

하늘이 많이 무거워 보입니다. 지붕 위로 많이 내려 앉은 까만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굵은 빗방울을 떨어뜨릴 것 같습니다. 눈이든 비든 한차례 퍼부을 분위기입니다.

 

 

처마 밑 풍경소리와 아기새 노랫소리

 

눈이 옵니다. 안개, 비, 눈! 골고루 다채롭습니다.

귀기울려 보세요!
눈보라 속에서 들려오는 추녀 밑 맑은 풍경소리, 뒷마당 커다란 나뭇가지 위 둥지에서 들려오는 아기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깊어가는 겨울을 느낍니다.